"우승하고 토트넘 가겠다" 양민혁, 1월엔 자리 없을까..."최소 6명에게 밀릴 것" 임대 가능성 거론
[OSEN=고성환 기자] '괴물 고3' 양민혁(18, 강원FC)이 내년 1월 토트넘 홋스퍼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양민혁은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에 공식 입단했다. 지난 3월 강원 소속으로 K리그1 무대에 데뷔한 지 5개월도 안 돼서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토트넘은 "양민혁이 강원FC에서 합류한다. 우리는 그의 입단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지난 4월 만 18세가 된 양민혁은 2030년까지 계약에 동의했으며 2025년 1월에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양민혁은 2024년 K리그 최고의 '뉴페이스'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합류했고,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양민혁은 지금도 강릉제일고를 다니고 있는 고3 신분이지만, K리그1을 휩쓸고 있다.
그야말로 만화 같은 스토리. 양민혁은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합류했고, 제주와 개막전부터 출전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만 17세 10개월 15일)을 세웠다. 데뷔 35초 만에 도움을 작성하기도 했다. 2라운드 광주전에선 직접 득점포를 가동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K리그1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데뷔 시즌 27경기 8골 5도움을 기록 중인 양민혁. 강원도 그의 활약을 높이 사 지난 6월 프로 계약까지 체결했다. 2006년생 양민혁은 K리그 무대를 누빈 지 고작 3개월 만에 프로 신분으로 올라서게 됐다. 준프로 신분은 1년 유지되지만, 강원이 6개월 빨리 선물을 안긴 셈.
이미 토트넘 쇼케이스도 마친 양민혁이다. 그는 지난 7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 소속으로 토트넘과 맞대결을 펼쳤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날카로운 드리블과 센스 넘치는 패스를 선보이며 토트넘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양민혁이 터치 한 번으로 에메르송 로얄의 압박을 벗겨내는 장면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디 애슬레틱'은 "양민혁을 드디어 보게됐다"라며 "한국의 국가적 영웅 손흥민을 상대로 경기를 펼친 양민혁이 엄청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많은 토트넘 팬들이 지켜봤기 대문에 부담이 컸다.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양민혁은 45분 동안 두 차례 좋은 순간을 보여줬다. 두 번 모두 공간을 찾아 돌파했다. 양민혁의 발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두 번째로 맞이한 찬스에서는 토트넘의 크로스바를 살짝 스쳤다"라며 "양민혁은 어느 발로든 수비수를 양방향으로 제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수비수에게 귀찮은 존재였다"라고 칭찬했다.
토트넘 팬들도 양민혁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토트넘 뉴스'는 "토트넘은 손흥민을 대체할 자원을 데려왔다. 양민혁은 그레이와 베리발 같은 신입생과 같은 카테고리다. 물론 그가 곧바로 손흥민을 대신하진 않겠지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분명히 팀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주 큰 이득이 될 수 있다"라고 환영했다.
일단 올 시즌까지는 강원의 우승을 위해 달리는 양민혁. 그는 7월에도 뜨거운 활약을 펼치며 K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24라운드 제주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라운드 MVP에 선정됐고, 25라운드 전북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 덕분에 양민혁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달 연속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휩쓸며 새 역사를 작성했다. 7월엔 이달의 골에 이어 이달의 선수상까지 거머쥐며 개인상을 쓸어담았다. 최연소 이달의 선수 기록도 세웠다.
양민혁은 "기록이 세워져 영광이다.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많은 팬들이 투표해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7월은 잊지 못할 달이 될 것 같다. 많은 상을 받아서 감독님, 코치님, 형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팀원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양민혁은 강원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토트넘 유니폼을 입겠다는 각오다. 그는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토트넘) 가기 전에 우승에 도전해서 우승해서 기분 좋게 떠나고 싶다"라며 "많은 팬들이 와주시면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올 시즌 우승까지 도전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양민혁이 내년 1월 토트넘에 합류해도 곧바로 한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가 넘어야 할 경쟁자가 한두 명이 아니기 때문. 토트넘 측면 자원으로는 손흥민뿐만 아니라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셉스키, 티모 베르너 등이 있다. 여기에 최근 2004년생 윙어 윌손 오도베르를 추가 영입했고, 2007년생 기대주 마이키 무어와도 프로 계약을 맺었다.
모두 양민혁과 포지션이 겹친다. 프리미어리그에 막 발을 내디딘 2006년생 어린 선수가 자리 잡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 자연스레 양민혁의 1월 임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22일 "양민혁은 데뷔 시즌에 K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그는 많은 이들에게 잠재적인 한국 축구 슈퍼스타로 여겨진다"라며 "토트넘 팬들도 올여름 초 K리그 올스타와 치른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양민혁의 실력을 살짝 보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양민혁은 매우 재능 있는 선수다. 하지만 토트넘이 그를 내년 1월에 다른 리그로 임대 보내기로 결정할지 궁금하다. 특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갖고 있는 여러 옵션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라며 "손흥민과 존슨, 쿨루셉스키, 베르너, 오도베르, 무어 그리고 다른 동료들에게 밀리는 건 어린 선수에게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손흥민도 양민혁에게 비슷한 조언을 남긴 바 있다. 그는 최근 '멘 인 블레이저스'와 인터뷰에서 양민혁에게 냉철하지만, 값진 조언을 했다. 그는 "힘들 것이다. 난 그에게 PL에서 뛰는 건 전혀 쉽지 않다고 말해야 한다. 언어, 문화, 피지컬 모두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손흥민은 "가족과 멀어지고,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게 완벽해야 한다. 난 양민혁이 겁을 먹길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에게 경고를 해주고 싶다. 현실적인 경고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민혁은) K리그에서 잘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너의 기회를 잡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젊은 선수들이 언제나 있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양민혁에게도 임대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현실적으로 바로 토트넘 1군에서 자리 잡기는 어려운 만큼 다른 팀에서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는 게 지름길일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은 양민혁 이전에도 여러 유망주를 하위리그나 네덜란드, 스페인 등 다른 유럽 리그로 임대를 보내곤 했다.
손흥민의 존재도 양민혁의 해외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민혁도 다른 팀을 거절하고 토트넘을 택한 이유로 "해외 팀으로 이적할 때는 적응 문제가 있는데, 손흥민이 있기에 같은 한국인으로서 적응하기 더 쉬울 거라고 판단했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캡틴이기 때문에 (이적을 결정하는 데) 좋은 영향을 끼쳤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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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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