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있으면 웨이트 트레이닝 금지?···심장내과 전문의 의견은 [건강 팁]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2024. 8. 2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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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부정맥, 가슴 두근거림이 대표 증상···무증상도 많아
어지러움·실신 동반시 전문의 통해 정확한 진단 받아야
예방하려면 건강한 생활습관 가져야···근력운동도 권장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 캡처.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서울경제]

심장은 일반적으로 분당 60~100회의 규칙적인 속도로 평생 박동을 지속한다. 심장박동의 속도나 규칙성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통틀어 부정맥이라고 부른다. 맥박이 과도하게 느린 서맥, 과도하게 빠른 빈맥부터 속도가 일정하더라도 불규칙한 심방세동, 맥박이 간혹 중간에 한 번씩 건너뛰는 기외수축 등 부정맥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부정맥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이다. 호흡곤란, 흉통이 동반되거나 심하면 신체로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서 어지럼증, 실신 등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혈압을 재거나 다른 질환으로 치료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환자도 있다. 최근 많이 착용하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부정맥을 발견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정상 심장 박동(위쪽부터)과 심한 서맥을 보이는 완전방실차단 부정맥, 불규칙한 심방세동의 심전도 그래프.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부정맥은 발생 위치에 따라 크게 심방성 부정맥과 심실성 부정맥으로 나뉜다. 심장으로 들어오는 피를 받는 심방에 생기는 부정맥은 불편한 증상을 초래하기는 하지만 심장 밖으로 피를 내보내는 심실에 생기는 부정맥보다 급사 등의 위험성은 낮은 편이다. 모든 부정맥이 치명적으로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부정맥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과도하게 걱정하기 보다는 어떤 유형인지 자세한 설명을 듣고 위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유형인 심방세동은 심장의 보조 펌프에 해당하는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게 떠는 질환이다.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지는 않으나 이로 인해 심장 내에 ‘피떡’이라고 불리는 ‘혈전’이 잘 생길 수 있다.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 심방이 다시 제대로 수축하게 하려면 약물이나 시술적 치료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 전달체계에 구조적, 기능적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한다. 다양한 원인 중 외부 요인은 흡연, 커피, 알코올 섭취 등이다. 심방세동처럼 심장 노화 현상의 일환으로 발생하는 유형도 있다. 허혈성 심질환, 심장 판막질환, 갑상선질환 등의 기저 질환이 있거나 과도한 스트레스, 불면도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부정맥은 심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증상이 있을 때 근처 병원에서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가장 좋은 방법이다. 증상이 가끔 발생하거나 지속시간이 짧으면 하루 이상 소형 심전도 기기를 착용하고 심장 리듬을 기록하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1~2주 연속으로 기록하기도 하고 더욱 오랫동안 관찰이 필요한 경우 작은 기록 장치를 가슴 피부 밑에 심어두기도 한다.

상당수의 부정맥은 증상이 있더라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다만 증상이 없거나 가볍다고 해서 위험도가 항상 낮은 것은 아니다. 두근거림이 지속되거나 어지러움, 실신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심장 박동이 너무 느린 서맥으로 진단되면 서맥의 원인을 찾는 게 우선이다. 치료가 불가능하다면 인공심장박동기라는 장치를 피부 속에 삽입해 심박수를 올려준다.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는 빈맥은 항부정맥제를 이용해 억제할 수 있다. 아주 위험한 심실성 부정맥은 시술로 발생 부위를 제거하거나 피부 속에 이식형 제세동기를 삽입해 급사를 대비하기도 한다.

부정맥을 예방하려면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담배나 술, 커피처럼 부정맥을 유발, 악화시키는 요인은 끊고 식사, 체중조절,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한때 심장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부정맥 환자에게 금기시 되어 왔다. 최근에는 근력운동의 긍정적 효과가 부각되면서 비후성 심근병증, 심부전, 심근경색 등 일부 심각한 심장질환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권장하는 분위기다.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지구력 운동은 심장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신체에 적절한 자극을 주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므로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이러한 운동은 일주일에 하루 몰아서 하는 것보다 1회에 30분씩 주 3회 이상 몸에 땀이 촉촉하게 젖을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조금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체중조절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생활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차명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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