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관중… KBO리그는 왜 대박 난 걸까[스한 위클리]

이정철 기자 2024. 8.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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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폭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2024년. 무더위에도 KBO리그 야구장은 팬들의 함성 소리로 가득하다. 지난 18일 누적 관중 847만5664명으로 종전 기록인 2017시즌 840만688명을 넘어 역대 최다 관중을 돌파했다.

이대로라면 단일 시즌 1000만 관중을 넘어설 기세다. KBO리그는 어떻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되었을까.

ⓒ스포츠코리아

류현진 등장-쇼츠 허용, 시즌 초반 확실한 이슈 몰이

사실 KBO리그의 2024시즌 흥행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KBO리그가 2024시즌부터 3시즌간 OTT 서비스인 티빙(TVING)과 손잡고 유무선 중계방송을 유료화로 전환시켰기 때문이다.

그동안 포털사이트 네이버 등에서 무료로 KBO리그를 즐겼던 야구팬들은 순식간에 돈을 내고 중계를 봐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유료화 전환은 KBO리그 위기론까지 파생됐다. KBO리그를 향한 시청자 감소, 관심 하락으로 이어져 야구장을 찾는 관중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KBO리그는 2024시즌 초반 확실한 흥행카드를 얻었다. 스타트는 바로 '괴물' 류현진의 한화 이글스 복귀였다. KBO리그 최고스타 류현진의 일거수일투족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류현진은 지난 3월23일 개막전에서 '디펜딩챔피언' LG 트윈스를 상대로 등판하며 확실한 이슈 몰이에 성공했다.

이에 발맞춰 티빙은 4월까지 KBO리그 중계 무료 시청서비스를 내놓았다. 야구팬들은 시즌 초반 부담 없이 류현진의 등판을 즐길 수 있었다. 더불어 류현진의 친정팀 한화가 시즌 초반 1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연일 매진 사례를 이뤘고 한화팬들은 원정경기까지 찾아갔다.

KBO리그 관중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어 티빙이 KBO리그 경기 장면을 유튜브 쇼츠로 재가공할 수 있는 권리를 일반 야구팬들에게 허용했다. 수많은 야구팬들이 재밌는 경기 장면을 쇼츠로 올리고 야구장을 방문한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이로 인해 야구 관람에 흥미를 갖는 팬들이 늘어났다.

류현진. ⓒ스포츠코리아

여성팬들의 증가, '최고 인기구단' KIA-'명문팀' 삼성의 선두권 질주

여성팬들은 야구장 응원 문화에 크게 호응했다. 선수들의 응원가를 부르고 야구장의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직관 응원 문화'가 여성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KBO리그 구단들은 여성팬들을 겨냥한 굿즈와 유니폼을 만들며 발 빠르게 대처했다. 두산은 '망그러진 곰', 롯데는 '짱구'와 '에스더버니', LG는 '잔망루피'와 손을 잡고 각종 상품을 출시해 여성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결국 여성팬들은 2024시즌 KBO리그 흥행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2024시즌 올스타전 입장권 예매 관객 중 20~30대 여성 비율이 무려 58.7%였다. 지난해 올스타전 20~30대 여성 비율(48.4%)과 비교해 약 10%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일까지 올 시즌 홈경기 누적 관중 1위를 기록한 LG에서도 20대 관중(23%)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에 전통의 강호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의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6위를 기록했던 KIA는 올 시즌 단독 1위, 지난해 8위에 머물렀던 삼성 또한 22일까지 단독 2위를 질주 중이다. 전라도와 경북 지역에서 확실한 팬덤을 형성 중인 KIA와 삼성이 선두권을 형성하자 수많은 KIA, 삼성팬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한국시리즈를 11번 우승했던 KIA, 8번 정상에 섰던 삼성은 수많은 수도권 팬들까지 거느리고 있다. 이들 팀의 수도권 경기에도 많은 팬들이 등장하자 LG, 두산, SSG, 키움, kt wiz의 관중수 역시 자연스럽게 늘었다. 수도권 경기에서 종종 홈관중보다 KIA, 삼성 원정팬들이 많은 현상까지 나타났다.

ⓒ스포츠코리아

비수기인 후반기, 그런데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여기에 역대급 순위경쟁까지 추가됐다. 통상적으로 후반기에 접어들면 하위권 팀들은 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떨어지면서 팬들에게 외면을 받게 된다. 하위권팀들과 붙는 상위권팬들 또한 관심도가 적어진다. 그러나 2024시즌엔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1위 KIA만 독주 체제를 갖췄을 뿐 22일까지 2위 삼성부터 4위 두산 베어스와의 거리는 3경기차다. 특히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SSG 랜더스부터 8위 롯데 자이언츠까지도 3경기차에 불과하다. SSG와 최하위 키움과의 간격은 6경기차다. 아직 모두가 포스트시즌을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2017시즌 이후 7시즌 만에 5강에 도전하는 롯데, 2018시즌 이후 6시즌 만에 가을야구에 탑승하려는 한화의 기세가 뜨겁다. 오랜만에 5강행 가능성이 생기자 롯데팬, 한화팬들까지 끊임없이 야구장을 찾고 있다. 뜨거운 순위경쟁으로 인해 비수기가 성수기로 바뀌었다.

2020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 실패, 2023 WBC 8강 진출 실패 등 국제대회 성적 부진으로 인해 위기에 빠졌던 KBO리그. 하지만 2024시즌 역대급 흥행으로 부활했다. 시즌을 80% 소화한 시점에서 역대 최다관중을 넘었다.

ⓒ스포츠코리아

류현진 복귀, 유튜브 쇼츠 허용, 구단들의 여성 마케팅, 역대급 순위 경쟁 등 긍정적인 요인이 한꺼번에 맞아떨어진 결과다. 최고의 호황기를 맞이한 KBO리그가 기세를 이어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단일시즌 1000만 관중까지 동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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