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바다~' 울려 퍼진 한국어 교가…교토국제고 주장 "괜찮을까 생각할 때 있었지만, 여러 생각 있는 것"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솔직히 괜찮을까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우리는 야구를 위해 왔다."
교토국제고등학교는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의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간토다이이치 고등학교를 상대해 2-1로 승리했다.
교토국제고는 5회초와 6회초, 9회초 세 차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9회말에도 마운드를 지킨 선발 투수 나카자키 루이는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구마가이 슌노스케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 위기를 넘겼다. 나카자키는 9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기록했다.
경기는 연장 승부치기로 돌입했다. 이번 대회 승부치기는 1루와 2루에 베이스를 채우고 공격을 시작한다. 교토국제고는 대타 니시무라 카즈키의 안타로 만루를 만들었다. 카네모토 유고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나가며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미타니 세이야의 희생플라이 타점이 나왔다.
10회초 2점을 뽑은 교토국제고는 10회말 등판한 니시무라 카즈키가 1실점 했지만,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사카모토 신타로를 삼진으로 처리해 우승을 확정했다.
교토국제고는 지난 1947년 재일교포들이 만든 학교다. 교토조선중학교가 교토국제고의 전신. 재일 한국인을 위해 만들어진 민족학교다. 1958년 한국 정부로부터 인가받았으며, 2003년에는 일본 정부의 인가를 받았다.
교토국제고는 2004년부터 일반 학생들도 입학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교생의 90% 정도가 일본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어로 된 교가를 부른다. '동해 바다 건너서'로 시작되는 교가로 이번에 화제가 됐다.
교토국제고 야구부 선수단은 경기가 끝난 뒤 고시엔 구장에 울려 퍼지는 교가를 제창했다. 한국어로 된 교가가 방송을 통해 전국에 송출됐다. '동해바다'라는 가사에 일본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 매체 '데일리 스포츠'에 따르면 교토국제고의 주장 후지모토 하루키는 "세상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있다. 저도 괜찮을까 하고 솔직히 생각할 때도 있다. 비판받는 것에 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후지모토는 "우리는 야구를 위해 이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솔직히 우리 이야기할 때도 있어서 힘들 때도 있다"며 "지금까지 키워준 고마키 노리츠구 감독님이나 응원해 준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 승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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