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락 로청 앞에 야생의 하츄핑이 나타났다 [이동수는 이동중]
플래그십 모델과 실사용상 차이 적어
플렉시암, 가장자리 물걸레 등 유용해
물체 인식 테스트선 스펙과 다른 결과
‘로보락 S8 맥스 울트라.’(이하 맥스)
V가 빠진 맥스의 정체는 뭘까.
맥스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라인업 ‘갤럭시 팬에디션(FE)’과 같은 포지션이다. ‘준플래그십’ 모델이다. 플래그십 모델의 핵심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낮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시하는 소비자층이 주 타깃이다.
그런데 맥스는 조금 특이하다. 맥스V가 공개된 지 두 달여 만에 바로 출시됐다. 가격도 출고가 기준 맥스V 184만원에서 15만원 내린 169만원으로 책정돼 가성비 꼬리표를 달기엔 부족하다. 두 제품을 본 소비자들이 15만원 차이에 과연 맥스로 마음이 기울지 의문이 들었다.
우선 외관상 차이가 거의 없다. 로봇청소기가 충전하고 급배수, 먼지 비움 등을 진행하는 도크 스테이션은 409·419·470㎜(가로·세로·높이)로 사이즈가 같다. 먼지 비움통이나 세제 디스펜서를 넣는 부분의 덮개 색이 살짝 다를 뿐이다.
로봇청소기 본체는 가로·세로 길이가 같고 두께는 맥스가 6.5㎜ 더 얇다. 그러나 맨눈으로 바로 확인될 정도는 아니다.
소음수준(67㏈, 밸런스 모드 기준), 먼지통용량(270㎖), 물통 용량(100㎖), 배터리 용량(5200㎃h), 작동 시간(180분, 저소음 모드 기준) 등 기본 사양은 오차 없이 같다.
플래그십 모델은 반드시 전작과 차별화되는 대표 핵심 기능이 존재한다. 맥스V의 경우 S8 프로 울트라와 비교했을 때 △플렉시암 디자인 △엑스트라 엣지 물걸레 △자동 세제 디스펜서 등이 꼽혔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맥스의 흡입력은 8000파스칼(㎩)로 맥스V보다 2000㎩ 낮다. 장애물 인식 센서도 달라서 맥스는 42가지, 맥스V는 72가지 사물을 인식하고 피할 수 있다. 맥스V는 내장형 인공지능(AI) 음성 어시스턴트 ‘헬로 로키’가 탑재됐고, 직배수 키트를 지원하지만 맥스에선 둘 다 지원되지 않는다.
다만 이런 차이점들은 실사용에서 체감 정도가 크지 않았다.
흡입력의 경우 보통 8000㎩ 이상부턴 평소에 생활 먼지를 청소하는 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구별할 수 있는 사물 개수도 마찬가지다. 로봇청소기에게 앞에 놓인 사물이 무엇인지 구별하는 것보다 중요한 요소는 바로 회피다. 무슨 사물이 놓여 있건 그 존재를 장애물로 인식해 최소한만 피해가며 청소를 완료하는 것이 로봇청소기의 본질이다.
맥스가 실제로 높이 30㎜의 작은 물체도 회피해 청소할 수 있는지 실험해봤다. 마침 집에 있던 TV 시리즈 ‘캐치 티니핑’ 캐릭터 피규어들이 30㎜ 내외의 높이였다.
떠벌핑(26㎜, 이하 높이 기준), 머핑(30㎜), 포실핑(35㎜), 하츄핑(40㎜), 말랑핑(43㎜), 뿌뿌핑(48㎜)을 600㎜ 이상 일정 간격으로 띄워놓고 맥스를 가동했다. 실험에 사용된 모든 티니핑 피규어의 너비는 50㎜ 미만으로, 맥스의 높이 인식 테스트에 초점을 맞췄다.
실험 결과 맥스의 물체 인식 높이는 30㎜가 아닌 40㎜였다.
높이는 10㎜지만 대각선 길이가 90㎜가 넘는 납작한 까르핑 스펀지 인형으로 수차례 실험했지만, 맥스는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맥스의 장애물 회피는 물체의 너비보단 높이에서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렇듯 맥스는 준플래그십 제품이지만 맥스V와 사용상의 차이점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맥스V 대신 15만원 저렴한 맥스를 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까.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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