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그래도 단독주택 외

2024. 8. 24. 06: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단독주택(김동률, 샘터, 1만6800원)=김동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가 강남 요지의 아파트에서 북한산 기슭 단독주택으로 옮겨 살아온 삶을 기록했다. 저자는 단독주택으로 옮긴 것은 인생 최고의 결정이라고 말한다. 시골에서 자라 인근 대도시에서 중고교를 다닌 뒤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그는 결혼하면서 아파트에 살게 됐다. 하지만 ‘마당이 있는 집’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중년의 나이에 단독주택으로 옮겼다. “단독살이는 티백과 같다. 티백을 뜨거운 물에 담그기 전까지 맛을 알 수 없는 것처럼, 단독주택에 살아 보지 않고서는 그 맛을 누구도 모른다. 살아 봐야 안다.”
우리말 표현 사전(조항범, 태학사, 1만8500원)=곁불과 겻불은 혼동하기 쉽다. 곁은 ‘옆’이란 뜻이기에, 곁불은 옆에 있는 불이라는 의미다. 겻불은 겨와 불 사이에 사이시옷이 들어간 형태로, 겨를 태우는 불이라는 뜻. 겨를 태우면 불기운이 미미하고 매캐한 냄새까지 난다. 그래서 생겨난 속담이 ‘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쬐지 않는다’이다. 이 책은 어휘력을 바탕으로 문해력과 표현력을 길러주기 위해 기획됐다. 어휘를 의미 관계나 동의어, 반의어 등의 속성, 고유어, 한자어, 신조어, 높임말, 비속어 등을 고려해 묶어서 제시한다.
RNA 특강(송기원, 사이언스북스, 1만7900원)=저자는 지난 50년이 DNA의 시대였다면 다가올 30년은 RNA의 시대가 되리라 예상한다. DNA와 단백질보다 훨씬 섬세하고 다양하게 생명 현상에 관여하는 RNA의 기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시작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최근 연구 결과들은 RNA가 그간 우리가 이해하지 못했던 DNA 유전 정보 발현 과정의 여러 단계부터 단백질의 기능, 외부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 등 다양한 층위에서 생명현상을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철학의 쓸모(로랑스 드빌레르, 박효은 옮김, 피카, 1만8800원)=철학을 통해 인생 전반에 관해 이야기한다. 우정, 사랑, 욕망, 질병, 죽음, 열정, 돈, 직장생활, 대화 등 삶을 직조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조언을 담았다. 노화에 대해선 삶의 “타성에 젖는 것”이 노화를 가속한다고 경고하면서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냄으로써 노화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해야 했는데’라는 후회에 매몰된 삶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삶에 희망이라는 동력을 부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어머니와의 20년 소풍(황교진, 디멘시아북스, 1만7000원)=뇌출혈로 식물인간 상태가 된 어머니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20년간 돌본 경험을 책으로 엮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던 저자의 삶은 어머니가 쓰러지면서 완전히 바뀐다. 저자를 기다리는 것은 끝없는 병간호였다. 요양병원이 제공하는 돌봄은 믿음직스럽지 못했고, 기대하는 수준으로 어머니를 돌보아주는 장기 재활병원은 없었다. 책은 중증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직면하는 경제적 어려움과 피로감, 신앙의 힘으로 스스로를 다잡고자 노력해온 분투를 소개한다.
업타임(로라 메이 마틴, 이현 옮김, 다산북스, 1만8000원)=구글 수석 생산성 고문인 저자가 생산성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한정된 시간에 최적의 성과를 내고 에너지 충만한 일상을 보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10년간 50만명을 상대로 인재 코칭을 경험한 저자는 더 열심히, 쉼 없이 일하는 것이 좋다고 여기는 것은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컴퓨터가 작동하는 생산적인 시간을 의미하는 ‘업타임’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업타임이 직장인이나 경영자는 물론, 학생의 공부, 가사, 예술가의 창작 활동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박연준, 창비, 1만4000원)=“고양이에게는 ‘높이’라는 숨숨집이 필요하다면 인간에게는 ‘다락’이라는 은신처가 필요하다.” 단절됐지만 아늑한 공간인 다락처럼 옛것, 잊고 있었던 것에 대한 포근한 사색을 안기는 에세이다. 시와 소설을 넘나드는 시인이 고양이, 새벽, 다락방 등의 일상에 얽힌 추억, 책과 언어·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편지는 무거운 사랑을 담을 수 있는 가장 가벼운 그릇이다”와 같이 시인의 사려 깊은 문장이 마음에 새겨진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