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들여다 본 한국사회의 내면
송용준 2024. 8. 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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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명의 소설가가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를 들여다봤다.
지금 한국 문단에서 가장 활발하고 꾸준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이 4000자 내외의 초단편소설로 '현재 한국 사회'를 보여주는 키워드를 직접 선정해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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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국을 말하다/ 장강명 외 20인/ 은행나무/ 1만6800원
21명의 소설가가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를 들여다봤다. 지금 한국 문단에서 가장 활발하고 꾸준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이 4000자 내외의 초단편소설로 ‘현재 한국 사회’를 보여주는 키워드를 직접 선정해 풀어냈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서로의 소비 패턴을 지적하고 검소한 생활을 독려하는 ‘거지방’부터, ‘고물가’ 시대를 맞아 마트별 할인율과 상품 가격을 비교하며 알뜰하고 건강하게 잘 챙겨 먹으려 노력하는 사람들, 돈은 많지만 시간은 없고 추운 것이 싫은 의뢰인을 대신해 돈은 없고 시간은 많으며 추위는 어쩔 수 없는 자신이 대신 나가는 백화점 ‘오픈런’, ‘새벽 배송’ 일을 하던 중 다른 배송 기사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 대학원생 등 다양한 시선으로 한국 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
팬심으로 끈끈하게 뭉치게 된 ‘덕질 삼대’, ‘가족끼리 왜 이래’라며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살이 닿는 건 다소 부담스러운 부부 이야기, 이제는 정말 가족의 일부가 되어버린 반려동물 등 ‘관계’를 둘러싼 문제도 작가들은 놓치지 않았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작가들을 위해 만들어진 ‘문장 생성사 자격면허 시험’이 생긴다는 풍자처럼 기술로 인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현실에 적응해야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어떤 사실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보다 이야기로 만들어졌을 때 더 명징해진다”는 기획의 말이 크게 와 닿는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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