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의 감성, 골프美학] 룰과 에티켓 사이에는 모럴해저드가 있다
지난 2020년 7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제18대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회원 간의 화합과 KPGA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실로 김비오를 특별사면했다. 김비오는 2019년 9월 'DGB금융 그룹 볼빅 대구 경북오픈' 최종라운드에서 16번 홀 티샷을 치는 도중 카메라 소리가 나오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해당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을 했고 클럽으로 티잉 그라운드를 내려찍어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협회는 벌금 1000만원과 자격정지 1년, 봉사활동 120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징계 해제 2개월을 남긴 상황에서 사면했다.
윤이나는 2022년 6월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 플레이를 했다가 한 달이나 뒤늦게 사실을 알려 대한골프협회(K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로부터 모두 출전 정지 3년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KGA로부터 1년 6개월로 징계 기간을 감면받았고 KLPGA도 징계를 감경했다.
김비오는 에티켓의 문제였고 윤이나는 룰을 위반한 사건이었다. 우리는 흔히 에티켓은 권고 사항 정도로 알고 있지만 실은 강제적 규정이다. 1952년에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골프협회(R&A)가 공동으로 골프규칙을 만들었고 2004년에는 '플레이어가 에티켓을 중대하게 위반하면 경기를 실격시킬 수 있다'고까지 규정했다. 아울러 윤이나의 룰 위반은 말할 것도 없는 중대한 위반이다.
두 사례 모두 협회에서 특별 사면을 해 줌으로서 엄격해야할 골프가 모럴 헤저드(moral hazard)에 빠졌다는 비난을 받았다. 두 사례는 사실 좀 더 엄격했어야 했는데 온정주의가 가져온 폐해라는 생각이다. 모럴(Moral)의 뜻은 행위의 옳고 그름의 구분에 관한 태도, 그리고 정신적 태도로써 윤리 도덕성을 말한다.
이미 진행된 결과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사면을 받고 난 후에 좀 더 공익성 있게 행동 해주었으면 하는 솔직한 바람이다. 다시 말해 사면 받은 시간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사면이 아니었다면 그 나머지 시간은 대회에 나가 경기를 하고 상금을 받을 수 없는 자숙과 연습을 해야 할 잉여의 시간이다.
기회를 준 시간에 대해 공익성 있게 썼으면 어땠을까. 시간의 공익성이란 기회의 시간에 벌어들인 상금에 대해 전부가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을 먼저 기부(寄附, donation)를 했다면 하는 가정론이다. 누군가에게는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 받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은 것이다.
2000년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에버튼이 1대 1로 종료 직전 긴박한 상황에서 에버튼 골키퍼 폴 제라드가 부상으로 쓰러지자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디 카니오는 일부러 핸드볼 반칙을 통해 승리 대신 상대 선수 부상을 먼저 지켰다. 그런가하면 1997년 미국 아마추어골프 챔피언십에서도 스티브 스콧은 타이거 우즈가 옮긴 마크 위치를 깜박하고 그대로 치려하자 다가가 알려주고 자신은 2위가 된바 있다. 이것이 진정 스포츠 정신이 아닐까 싶다.
도산 안창호는 "아무리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도 그에게 참된 사랑의 정신이 없다면 그 지식은 세상을 해칠 뿐 절대로 유익을 주지 않는다. 우리는 사랑의 정신을 지녀야 한다"라고 했다. 여기서 '지식'을 '능력'으로 바꿔 치환해 풀이해 본다면 골퍼로서 뛰어난 능력이 있다 해도 '참된 사랑', '절대적 유익'이 없다면 해로울 뿐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골프를 하는 골퍼는 룰과 에티켓 실천과 함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이 강조되고 있고 실제로 많은 실천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골프장과 골퍼 그리고 골프와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만큼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다하는 곳은 없다고 본다.
모럴헤저드에 빠지지 말고 공익과 공공성을 먼저 생각하는 골프와 골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어도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것은 '도덕적 의무'를 실천할 수 있는 형편은 된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글,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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