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 칠 땐 ‘코덱스’·지하철 타니 ‘라이즈’”… ETF 광고 전쟁 나선 운용사들

강정아 기자 2024. 8.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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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50조원을 넘어 160조원을 향해 가는 가운데 운용사들이 상품 출시에 이어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점유율 전쟁에서 밀리고 있는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이 올해 상반기 광고비를 대폭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ETF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광고선전비로 51억9273만원을 쓰며 지난해 상반기(33억6041만원)와 비교해 55%(18억3232만원) 가까이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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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광고비 193억원… 전년比 8.4%↑
삼성운용, 점유율 줄자 광고비 55% 증액
KB·한화운용, ETF 리브랜딩에 마케팅 확대
비용 경쟁으로 번져… “상품 라인업 확보 중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50조원을 넘어 160조원을 향해 가는 가운데 운용사들이 상품 출시에 이어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점유율 전쟁에서 밀리고 있는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이 올해 상반기 광고비를 대폭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24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471개 자산운용사의 올해 상반기 광고선전비는 193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178억원) 대비 8.4% 증가했다. 광고비 상위 5개 운용사(미래에셋·삼성·한화·KB·한국투자신탁운용)의 광고비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다.

국내 ETF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광고선전비로 51억9273만원을 쓰며 지난해 상반기(33억6041만원)와 비교해 55%(18억3232만원) 가까이 늘렸다. 반대로 점유율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76억7848만원에서 67억4117만원으로 12.2%(9억3731만원) 줄였다.

삼성자산운용이 광고비를 대폭 늘린 이유는 ‘점유율 지키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1년 새 ETF 순자산총액이 100조원에서 150조원으로 늘어날 때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은 40%가 무너지며 38.8%로 내려왔다. 반대로 미래에셋운용은 36%대를 유지하며 격차를 좁혔다.

점유율 감소세가 이어지자, 시장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부터 삼성자산운용은 유튜브 채널인 ‘KODEX ETF’에 자사 펀드매니저 출신 유튜버 ‘슈카(전석재)’와 ‘슈카 이즈 백’ 고정 콘텐츠 제작에도 나섰다.

점유율 상위 5개 자산운용사(삼성·미래에셋·KB·한투·신한) 중 광고비 비중을 가장 크게 늘린 곳은 KB자산운용이다. 지난해 상반기 5억8697만원에서 올해는 11억3121만원으로 약 93%(5억4424만원) 늘렸다. 점유율 6위인 한화자산운용 광고비도 7억6185만원에서 12억5378만원으로 64.6%(4억9193만원) 증가했다.

KB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1년 사이 점유율이 줄며 시장 경쟁에서 밀리자 ETF 리브랜딩에 더해 광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상반기 점유율 8.9%에서 올해 상반기 7.7%로 내려오며 한국투자신탁운용(6.7%)에 업계 3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한화자산운용도 같은 기간 2.4%에서 2.3%로 소폭 감소했다.

그래픽=정서희

두 운용사는 지난달 ETF 브랜드명을 각각 ‘KBSTAR(KB스타)’에서 ‘RISE(라이즈)’, ‘ARIRANG(아리랑)’에서 ‘PLUS(플러스)’로 변경하고 브랜드 전략 대상을 개인 투자자 위주로 변경했다. KB자산운용은 ETF 리브랜딩 이후 배우 임시완을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지하철 9호선에 RISE ETF 광고를 송출 중이다.

광고비 비율 자체가 가장 많이 늘어난 운용사는 하나자산운용이다. 광고비는 지난해 6월 말 1억6368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6억9425만원으로 261.72% 급증했다. 하나자산운용도 올해 4월 ‘KTOP(케이탑)’에서 ‘1Q(원큐)’로 ETF 브랜드명을 교체한 바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모습”이라며 “스크린 골프를 치러 가면 KODEX, 지하철을 타면 RISE를 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운용업계에선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자칫 과도한 비용 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은 ETF 상품 라인업이 중요하다”며 “각 운용사가 지닌 ETF 장점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고, 수익률이 좋은 상품을 개발해 신규 투자를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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