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인사이트] ‘더운 도시’ 1위는 대구… 새로 등장한 도시들은 어디?

손덕호 기자 2024. 8.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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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되며 무더위가 이어진 지난 23일 대구 서구 이현공원어린이물놀이장에서 한 어린이가 물놀이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올 여름 전국 주요 도시 가운데 ‘더운 도시’ 1위는 대구광역시로 나타났다. 폭염일수(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 기준으로 대구는 2000년대, 2010년대에 이어 2020년대에도 모두 1위에 올랐다.

‘더운 도시’ 순위는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고 있다. 2020년대 2위로 올라선 청주는 2000년대에는 5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2020년대 4위를 차지한 제주도 2000년대에는 10위권 밖이었다. 기상청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중소 도시 규모가 커지고 인구가 늘어나면 기온도 오르고 폭염인 날도 길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청주 ‘더운 도시’ 2위로, 제주 4위로 각각 올라와

조선비즈는 24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서 2000년부터 매년 폭염일수 통계 수치가 있는 서울과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등 광역시, 도청 소재지거나 도 내에서 주요 도시인 경기 수원·강원 춘천·충북 청주·충남 천안·전북 전주·전남 목포·경북 안동·경남 창원·제주 등 16개 도시를 비교 분석했다.

그래픽=손민균

그 결과 대구의 폭염일수가 2000년대(2000~2009년), 2010년대(2010~2019년), 2020년대(2020~2023년) 모두 1위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집계된 대구의 폭염일수는 38일이다.

같은 기간 폭염일수 2위부터는 변화가 컸다. 2000년와 2010년대에는 전주가 2위였지만, 2020년대에는 청주가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청주는 2000년대에는 8위, 2010년대에는 5위였다.

청주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 대전도 최근 더워진 도시 중 하나다. 대전의 폭염일수는 2000년대에는 7.2일로 16개 도시 중 9위, 2010년대에는 15.9일로 8위였지만 2020년대에는 20.3일로 3위로 올라왔다.

제주도 ‘더운 도시’로 올라선 곳 중 하나다. 제주의 평균 폭염일수는 2000년대 6.0일로 16개 도시 중 12위, 2010년대 11.8일로 13위였지만 2020년대에는 19.0일로 4위로 뛰어올랐다.

그래픽=손민균

◇인구 정체된 대도시보다 확장하는 중소 도시가 기온 올라가

기상청 연구 결과 기온은 도시화의 영향을 받아 상승한다. 기상청이 대도시 8곳(인구 100만명 이상), 중소도시 8곳(인구 30만명 이상 100만명 미만), 비도시(인구 10만명 내외) 14곳 등 30곳의 1973년부터 2020년까지 48년간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16개 도시의 연 평균 기온은 10년당 0.37도 상승했다. 기온 상승의 24~49%는 도시화 효과로 분석됐다.

충청권이 더워진 것은 2010년대 들어 이 일대에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0년대에 세종시가 개발됐고, 청주 오송역 인근에도 생명과학단지가 들어섰다. 충청권은 도시 인구 증가율이 가장 큰 지역으로, 도시 면적도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연 평균 2.1% 커졌다. 이와 함께 충청권에서는 대전·세종·청주가 하나의 권역으로 묶이는 현상이 일어났다. 콘크리트, 아스팔트가 많은 도시가 커지면 기온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제주도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여름철 기온이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2021년에 제주권은 도시 인구와 도시면적에서 가장 증가율이 큰 지역이다. 이 기간 도시 면적은 연 평균 3.9% 늘었다.

충청권 도심 및 도시 클러스터 변화. /통계청 제공
제주권 도심 및 도시 클러스터 변화. /통계청 제공

한편 도시화가 기온을 높이는 효과는 중소도시가 29~50%로 대도시(22~47%)보다 컸다. 대도시에서는 10년당 평균 기온이 0.36도 올랐지만, 중소도시는 0.38도 상승했다. 분석 기간 폭염 발생 빈도는 중소도시에서 10년당 1.8일 증가했다. 대도시(1.6일)보다 증가 속도가 빠르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도시는 1990년대 이후 인구 증가 추세가 정체됐으나 중소도시는 최근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폭염일수가 빠르게 증가한 청주·제주도 기상청이 분석한 중소도시에 포함된다.

◇'이미 대도시’ 울산은 폭염일수 순위 3위→13위로 내려가

중소 도시와 달리 전통적인 공업 도시 울산의 폭염은 상대적으로 완화됐다. 2000년대에는 13.5일로 16개 도시 중 3위였으나, 2010년대에 6위(17일)로 낮아졌고 2020년대에는 8.5일로 13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울산은 이미 대도시여서 도시화로 인한 기온 상승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분석했다. 울산은 10년당 폭염일이 0.5일 늘었지만 인접한 포항은 1.1일 증가했다. 울산과 포항의 기상관측소는 직선거리 50㎞ 정도로 가깝다.

울산은 열섬 현상을 완화하려 2021년부터 도시바람길 조성 사업으로 나무를 심고 있기도 하다. 도시바람길은 ‘영남 알프스’인 가지산·신불산과 도심 주변 산에서 신선한 바람을 도시 중심부까지 불러들이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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