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와 결별하는 헤이워드..황혼기 접어든 ‘역대급 고평가’ 선수의 미래는?[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헤이워드와 다저스의 동행이 끝났다.
LA 다저스는 8월 23일(한국시간)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를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했다. 이날 크리스 테일러를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시킨 다저스는 로스터 자리를 마련해야 했고 헤이워드의 이름을 지웠다.
이로써 약 1년 9개월간 이어진 다저스와 헤이워드의 동행은 끝이 났다. 900만 달러인 올시즌 연봉을 감안하면 헤이워드는 웨이버 절차를 통과한 후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놀라운 결정은 아니다. 헤이워드는 올해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63경기에 출전했고 .208/.289/.393 6홈런 28타점 4도루를 기록했다. 리그 평균 이하의 타격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었고 플래툰 멤버로서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았다.
헤이워드는 지난시즌에 앞서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입단했고 지난해 빅리그 124경기에 출전해 .269/.340/.473 15홈런 40타점 2도루를 기록했다. 비록 플래툰 멤버였지만 좌타자로서 우완을 상대로는 확실한 생산성을 보였다. 지난해 활약으로 다저스의 인정을 받았고 지난 겨울 1년 900만 달러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1년만에 급격히 추락했고 결국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1989년생 좌투좌타 외야수 헤이워드는 커리어 내내 평가가 엇갈린 선수다. 헤이워드는 2007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4순위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지명됐고 최고의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2010년 빅리그에 데뷔한 헤이워드는 데뷔에 앞서 전체 1순위 유망주 평가까지 받았다.
헤이워드는 데뷔시즌 142경기에서 .277/.393/.456 18홈런 72타점 11도루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고 신인왕 2위에 올랐다. 버스터 포지가 없었다면 신인왕을 충분히 수상할 수 있는 성적이었다. 2011시즌 128경기에서 .227/.319/.389 14홈런 42타점을 기록하며 2년차 징크스를 겪었지만 2012시즌 158경기에서 .269/.335/.479 27홈런 82타점 21도루를 기록하며 완벽히 부활했다. 데뷔 시즌에 이어 또 한 번 MVP 투표에서 득표한 헤이워드는 골드글러브도 수상했다.
20-20 클럽에 가입하며 황금장갑까지 낀 헤이워드는 공수주를 모두 겸비한 선수로서 승승장구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2시즌은 헤이워드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 됐다. 헤이워드는 2013-2014시즌 253경기에서 .264/.351/.401 25홈런 96타점 22도루를 기록했고 2015시즌에 앞서 트레이드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했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맹주였지만 재정비의 시간에 돌입한 애틀랜타는 헤이워드 등 주전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며 숨을 골랐다.
세인트루이스에서 헤이워드는 2015시즌 154경기에 출전해 .293/.359/.439 13홈런 60타점 23도루를 기록했다. 통산 3번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MVP 투표에서도 5위에 올랐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나섰다. FA 시장에서 '최대어' 평가를 받은 헤이워드는 시카고 컵스와 8년 1억8,400만 달러 초대형 계약을 맺고 컵스에 입단했다.
사실 애매한 성적이었다. 헤이워드는 데뷔 첫 6시즌 동안 835경기에 출전해 .268/.353/.431 97홈런 352타점 86도루를 기록했다. 골드글러브를 세 번이나 수상한 견고한 수비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타격 능력에는 물음표가 붙어있었다. 타율 3할을 칠 수 있는 정교함도 없었고 20홈런 이상이 보장되는 장타력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발이 느린 타자는 아니지만 주력이 리그 상위권인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헤이워드에게는 강점이 있었다. 바로 고교신인으로서 20세에 빅리그에 데뷔해 6시즌만에 FA 자격을 얻은 '어린 나이'였다. 현재 기준으로도 상당히 어린 26세 나이로 FA 시장에 나섰고 6년간 쌓은 성과보다 더 큰 대우를 받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성적에 비해 고평가를 받은 것. 그리고 이는 곧바로 결과로 나타났다. 컵스에 입단한 헤이워드는 20대 중반부터 급격한 성적 하락을 맞이했다. 입단 첫 시즌 컵스의 108년만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가 되기는 했지만 입단 첫 해 성적은 142경기 .230/.306/.325 7홈런 49타점 11도루로 처참했다. 시간이 지나도 크게 성적은 오르지 않았고 2019시즌까지 첫 4년 동안 542경기 .252/.327/.383 47홈런 227타점 24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단축시즌 잠시 성적이 올랐지만 2021시즌 다시 성적이 떨어진 헤이워드는 결국 2022시즌까지 7년 동안 744경기 .245/.323/.377 62홈런 289타점 32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2022시즌 종료 후 계약기간 1년을 남겨두고 컵스에서 방출됐다. 처참한 실패였다.
컵스에서 방출된 헤이워드는 다저스의 손을 잡고 지난해 잠시 반등했지만 올해 다시 추락하며 다저스와도 결별하게 됐다.
빅리그 15년차 헤이워드는 통산 1,766경기에 출전했고 .257/.338/.410 180홈런 709타점 124도루를 기록했다. 이제 35세가 된 헤이워드는 전성기 압도적이었던 수비 능력도 이제는 점차 하락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빅리그에서 모습을 더 볼 수 있을 정도의 기량은 유지하고 있지만 다시 주전급 스타 플레이어의 모습을 되찾는 것은 쉽지 않아보인다.(자료사진=제이슨 헤이워드)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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