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세제 완화 속도전]①금투세, 한동훈은 '폐지' 이재명은 '완화 또는 유예'…절충점 찾을 듯

이승재 기자 2024. 8.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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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금투세 폐지 당론 추진…대표 회담서 의제 올릴 듯
이재명, 당내 이견 정리 우선…'완화론'에 무게 실려
여야 협의 과정에서 절충점 모색…유예 또는 완화 가능성 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송언석 기획재정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정책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08.2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정금민 기자 = 여야가 민생 현안 챙기기 경쟁을 하는 와중에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세제 개편에 가속이 붙고 있다. 대표적인게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다.

여당은 내년부터 도입되는 금투세를 폐지해 투자자들의 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늦어도 가을 전에는 폐지 신호(시그널)를 보내야 주식시장에 혼란이 없을 것이라며 야당을 압박하는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금투세 유예 또는 완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 금투세 유예 또는 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내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결국 이 대표의 생각대로 당내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여야 협상 과정을 통해 금투세 폐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시행 유예 또는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동훈 '금투세 폐지' 드라이브…당론 추진

24일 여권에 따르면 한 대표 측은 여야 대표회담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금투세 폐지를 올려 이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었던 회담에서 이 문제를 매듭지을 생각이었지만, 일정이 연기됐다.

한 대표는 지속적으로 민주당을 향해 이에 대한 답을 촉구하는 중이다.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적어도 내년 1월1일 금투세가 시행되는 일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서로 미리 합의를 하고 그 결정을 공표하는 게 국민들, 투자자들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젊은 층의 자산 증식이 자본시장 투자로 이뤄진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이를 청년 문제와 연결짓기도 했다. 또 야권의 '부자 감세' 주장에는 상위 1%가 아닌 1400만명 투자자에게 피해가 가는 제도라는 논리로 맞받아쳤다.

금투세는 국내 주식 등에서 5000만원이 넘는 순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해당 수익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가져가는 제도다. 단순히 계산했을 때 5억원을 굴리는 투자자가 10% 이상의 수익을 올리면 금투세를 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위 '큰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 있고, 해외주식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면서 개인 투자자에게도 득이 될 게 없다는 게 한 대표의 논리다.

한 대표는 얼마 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민주당은 지금 이 논의를, 늘 그래왔듯이 1% 대 99%의 갈라치기 논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지금 그게 안 통하고 있다. 다른 이슈들하고 다르다. 그 이유는 나머지 99%의 자산 형성에 이 법 시행이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을 우리 모두가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상병 특검 등 다른 현안과 달리 당내 이견이 딱히 없다는 점도 한 대표의 주장에 힘을 더하는 요소다. 앞서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 등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 6월 당론 발의한 바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최근 토론회에서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금투세 폐지를 하기로 했고, 그 방침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금투세가 그대로 시행되면 국내 시장에서 자금 이탈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본다"며 "수요 기반이 취약한 국내 주식시장을 견인해나갈 중요한 시그널로 금투세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701.13)보다 9.82포인트(0.36%) 오른 2710.95,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79.87)보다 2.72포인트(0.35%) 상승한 782.59에 거래를 시작했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장(1334.8원)보다 1.2원 내린 1333.6원에 출발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24.08.22. mangusta@newsis.com

야, 공제한도 높이는 금투세 '완화론'에 무게 실려

민주당은 금투세 완전 폐지에는 반대하고 있다. 대신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거나 예정대로 시행하되 공제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중 최근에는 공제한도를 높이는 '완화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서민·중산층에게 제시할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임광현 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이 금투세 공제 한도를 연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금투세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앞서 이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5년간 5억원 정도를 버는 것에 대해서는 (금투세) 세금 면제를 해줘야 한다"고 밝힌 것과 비슷한 내용이다. 이 대표는 중도 외연 확장 차원에서 중도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금투세 완화에 적극적이다.

다만 당내 반대 여론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공식 입장을 정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2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의원들이 (금투세와 관련한) 여러 문제를 놓고 토론을 하면서 당론이 정해지는 것"이라며 "의원들의 다양한 토론이 이미 시작되고 있는 형국이어서 정기국회 전에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메모하고 있다. 2024.08.21. kch0523@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happy726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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