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세력 약해졌지만..."가을에 강력 태풍 올 수도"
[앵커]
최근 지나간 태풍 '종다리'는 올해 처음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제주가 영향권에 들었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도 강한 태풍으로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강력한 태풍 북상 가능성도 있습니다.
KCTV 제주방송 김용원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 달 발생한 제5호 태풍 '마리아'부터 8호 태풍 '우쿵'까지 태풍 네 개는 모두 비슷한 경로로 일본으로 향했습니다.
한반도에 더운 티베트 고기압, 그리고 일본 동쪽에 치우친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태풍이 경계선인 가장자리를 타고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9호 태풍 '종다리'의 이동 경로는 달랐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쪽으로 빠르게 확장하면서 제주 해역과 한반도로 태풍의 길이 만들어진 겁니다.
[우진규 / 기상청 통보관 : 북태평양 고기압이 보다 예전에 동쪽에서 위축돼 있던 그런 가장자리가 조금 더 서쪽으로 확장해 옴에 따라 태풍이 발달할 수 있는 환경도 서쪽으로 확장 이동해 있는 상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올해 첫 한반도로 북상했지만, 태풍 종다리는 세력을 키우지 못했습니다.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이 태풍 기준인 초속 17미터 수준에 그쳤고, 제주 해상을 지나면서 풍속이 더 떨어져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상대적으로 고위도에서 발생했고 불과 하루 만에 육상에 상륙하면서 고수온 해역에서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한반도에 더운 고기압 층이 버티고 있는 이른바 대기장이 형성되면서 태풍이 발달할 수 있는 바다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힘을 얻지 못한 겁니다.
태풍 종다리와 비슷한 위치에서 발생했던 2020년 태풍 '바비'가 대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우진규 / 기상청 통보관 : 남쪽 해상 고수온 해역에서 점차 발달하면서 북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 태풍이 위치하고 있는 대기 상부로는 안정적이고 따뜻한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태풍의 추가적인 발달을 억제하는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대기 조건이 달라지는 가을철에는 더욱 강한 태풍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일주 / 제주대 태풍센터장 : 고위도에서 발생했고 대기장 조건도 안 좋아서 그렇지. 이제 가을이 되면 태풍의 길이 좀 더 열려서 우리나라 쪽으로 태풍이 올 확률이 많아지거든요. 저위도에서 발생해서 우리나라로 오면 높아진 수온 때문에 태풍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발달할 수 있거든요. 그러면 우리나라에 강력한 태풍이 도달할 수 있는 거죠.]
한반도로 올라온 첫 태풍도 더위의 기세를 꺾지 못하면서, 당분간 제주는 열대야와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KCTV 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민
그래픽 : 소기훈
YTN 김용원 kctv (kimmj02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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