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선량한 약자’ 탈 쓴 악의 얼굴… 스릴러 거장의 귀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적 드문 놀이터 앞 주차장에 밴 한 대가 서 있다.
뒷문을 열고 아스팔트 위에 휠체어 진입판을 연결한 채 80대 남자가 휠체어에 앉아 있다.
미국 국립도서재단이 킹에게 공로상 메달을 수여하자, 저명 문학평론가로 미국 예일대 교수였던 해럴드 블룸은 "스티븐 킹은 문장 단위, 문단 단위, 책 단위 모든 측면에서 심히 미숙한 작가"라고 비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데뷔 50주년 맞은 스티븐 킹… 작가로서의 삶 담은 해설집도 관심
◇홀리/스티븐 킹 지음·이은선 옮김/596쪽·2만1000원·황금가지
◇스티븐 킹 마스터 클래스/베브 빈센트 지음·강경아 옮김/248쪽·3만3000원·황금가지
인적 드문 놀이터 앞 주차장에 밴 한 대가 서 있다. 뒷문을 열고 아스팔트 위에 휠체어 진입판을 연결한 채 80대 남자가 휠체어에 앉아 있다. 그 옆엔 그의 부인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휠체어 배터리가 나가 수십 분째 진입판을 못 올라가고 있단다.
누군들 모른 척 지나갈 수 있을까. 동네에서 조깅을 하던 젊은 남성이 기꺼이 나선다. 휠체어 손잡이를 잡고 진입판 꼭대기에 다다를 무렵 난데없이 청년의 뒷덜미에 주삿바늘이 꽂힌다. 눈앞이 흐려지고 팔에서 기운이 빠진다. 순간 휠체어에서 뛰어내려 남자를 내려다보는 노인. 이들은 대체 누구인가.
미국 언론으로부터 “스티븐 킹의 소설 중 가장 정치적”이라는 평을 받은 신간에는 인종차별과 동성애 혐오, 미 의사당 공격 등 최근 미국 사회를 흔든 첨예한 이슈들이 소재로 다뤄진다. 예컨대 작품 속 노부부는 극렬한 인종차별주의자이자 동성애 혐오주의자다. 2021년의 코로나19 팬데믹이 배경으로 설정돼 백신 접종과 마스크 쓰기를 거부하다 죽음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나온다. ‘2024년에도 트럼프를 볼 일이 없을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라는 홀리의 독백이 의미심장하다.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으로 조의를 표하는 조문객 등 팬데믹으로 달라진 미국 사회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고 재미있다.
“블룸이 진실을 자백할 수 있도록 정맥마취제를 주사한 뒤 ‘자, 해럴드. 실제로 스티븐 킹의 작품을 몇 개나 읽어보셨소?’라고 묻고 싶어요. 그러면 아마 채 한 권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는 대답이 나올 거로 생각합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집 상속 안 받을래요” 大상속시대 일본에서 벌어지는 상속 분쟁은… [서영아의 100세 카페]
- [김순덕의 도발] 또 ‘역사왜곡 처벌법’ 들고 나온 민주당, 사상검열 할 참인가
- “한국 와서 낙하산만 200번 넘게 타”…탈북민 최초 특전사된 김대현씨 [주성하의 북에서 온 이
- 우크라이나, 정예 병력과 대규모 장비 투입해 쿠르스크 점령
- 일타 강사 보며 수능 준비한 30대, 서울 아파트 시장 ‘큰손’ 부상
- “서울에도 미분양 생길만큼 공급”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는 어디?[황재성의 황금알]
- “이 안에 너 있다…무려 22%나” 부부는 닮아가는 게 아니라 원래 닮았다[최고야의 심심(心深)토
- 보건노조 61개 병원, 총파업 가결…합의 불발시 29일 돌입
- 깊은 상처 안고 돌아온 고국, 따뜻한 희망의 한끼[동행]
- [단독]대북정찰 핵심자산 ‘백두-금강’ 기술 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