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5분밖에 못 버틸 것 같아” 마지막 통화

부천=서지원 기자 2024. 8. 24.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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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났어. 나 이제 죽을 것 같거든. 5분 뒤면 진짜 숨 못 쉴 것 같아. 이제 끊어."

22일 오후 7시 47분경 화마에 휩싸인 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 안에서 김단아 씨(28)는 어머니에게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 씨는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미술과 관련한 꿈을 키워 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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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호텔 화재 참사]
20대 희생자, 화마 속 부모에 전화
“일기장 버려 달라 해” 유족 오열


“불났어. 나 이제 죽을 것 같거든. 5분 뒤면 진짜 숨 못 쉴 것 같아. 이제 끊어.”

22일 오후 7시 47분경 화마에 휩싸인 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 안에서 김단아 씨(28)는 어머니에게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김 씨는 생전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통화를 하며 “구급대원이 안 올라올 것 같다.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랑 그런 것도 다 버려 달라”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부천 호텔 화재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유족들은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한 뒤 오열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경기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23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평상시에 말이 별로 없는 아이였는데 그날따라 ‘아빠, 나 갈게’ 하고 나가더라”라면서 “아이를 떠나보내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며 오열했다.

김 씨의 부친도 벌게진 눈으로 말없이 빈소 영정사진 옆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김 씨는 사고 전날 아버지의 생일이었던 21일 “아빠, 생일 축하해. 엄마랑 맛있는 것 먹고 잘 쉬어”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 씨는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미술과 관련한 꿈을 키워 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원 확인을 통해 가족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다른 유족들도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부천장례식장에도 이번 화재로 사망한 40대 여성의 빈소가 마련됐다. 상복을 입은 유가족 3명은 충혈된 눈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오후 1시경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족들도 충격으로 제대로 걷지 못해 경찰의 부축을 받았다. 아직 빈소를 차리지 못한 유족도 있는 가운데 화재 원인이 합동 감식을 통해 규명될 예정이다.·

부천=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부천=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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