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때가 왔다" 내달 금리 인하 선언

손해용.곽재민 2024. 8. 24.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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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사실상 공식 선언했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중앙은행장 회의인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에서 “물가상승률이 연 2%대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확신이 강해졌다”며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일자리 증가는 여전히 견실하지만 둔화됐다. 우리는 노동 시장 상황이 더 이상 냉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구체적인 금리 인하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정책) 방향은 분명하며 인하 시기와 속도는 들어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전망, 그리고 위험 균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물가상승률 2%대 확신…일자리 증가 견실하지만 둔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오른쪽)이 22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연례 경제 심포지엄 개막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의장은 “실업률 상승은 경기 침체의 결과라기보다는 노동력 공급 증가와 고용 속도 둔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뜨거웠던 미국 고용시장이 최근 식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미국 경제는 여전히 연착륙을 향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잭슨홀 미팅에 모인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도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인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프로세스를 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체계적으로 완화에 나서고 사전에 신호를 잘 보내야 한다며 ‘점진적 접근’을 강조했다.

중도파로 평가되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했고, 경제 지표가 물가 목표 달성 영역에 도달했다는 확신을 주는 데 부합한다”며 “노동시장도 전반적으로 건강해 통화 완화를 곧(soon) 개시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전날 발표된 FOMC의 지난달 의사록과 최근 고용 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판단을 뒷받침한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vast majority) 위원이 지표가 지속해서 예상대로 나온다면 다음 회의(9월 17~18일)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9월 기준금리 인하에 한 발 더 다가서면서 22일 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 깊어지게 됐다. 다음번 한은 금통위가 10월 예정이라 미국이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시차가 발생한다. 내수가 부진한 한국이 기준금리 인하 강도마저 약할 경우, 고금리로 내수 부진을 유발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높았기 때문에 미국은 우리보다 더 빠르게 많이 금리를 올렸다”며 “내릴 때도 미국의 금리 조정 폭이 당연히 우리보다 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해용·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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