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찬사는 이제 끝나…전대 지지율 3~4주 후에도 유지 관건

2024. 8. 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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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75 미 대선 레이스 스타트
최형두
“과연 카멀라 해리스가 11월 5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2024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후보의 대관식을 직접 보면서 문득 워싱턴 특파원 시절 취재했던 2008년 덴버에서 버락 오바마가 후보지명을 수락하던 현장이 떠올랐다. 오바마의 등장은 실로 1년 이상에 걸친 드라마였지만 해리스 등극은 지난 1개월 동안 민주당 인사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과정이었다.

“해리스에 대한 열광, 그리고 투표율이 승부를 좌우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때 고위직을 지낸 시카고 소재 싱크탱크 관계자는 “전당대회에서 결집된 해리스 지지율이 3~4주 이후에도 추세를 이어갈지 큰 관건”이라며 “10월에 악토버 서프라이즈, 예컨대 중동 분쟁 악화로 인한 유가 급등 같은 악재가 터져 나오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2008년 오바마 등장 때는 첫 흑인 대선후보 대 첫 여성 대선후보 경선으로 시종 공화당 경선과 전당대회를 압도했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 민주당은 존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 참패로 악몽에 빠졌고 해리스 아닌 다른 정치인들이 후보 대안으로 거론되었다.

하지만 시간은 짧았고 어쩔 수 없이 해리스를 받아들여야 했다. 19일부터 23일까지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클린턴 부부, 오바마 부부, 바이든 부부 등 민주당 핵심인사가 전원 출동해 해리스 지지연설을 했다. 민주당 핵심인사들의 지지와 찬사는 이제 끝났고 지금부터는 해리스 후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지난 4년간 부통령이었지만 정치적 역량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여기에 트럼프의 공화당은 해리스가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잠시 나섰을 때 밝혔던 좌파적 입장들을 공격할 것이다.

지난 1개월 사이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 같은 격전지 주에서 해리스 지지율이 근소하게 트럼프를 앞서가고 있지만, 해리스가 11월 5일까지 넘어서야 할 산은 여전하다. 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격전지 주의 핵심 이슈는 경제·낙태·이민이었다. 트럼프는 경제와 이민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었고 반면 해리스는 낙태와 민주주의 이슈에서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지역구를 물려받은 측근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정책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중산층을 위한 주거비용·돌봄비용, 그리고 조제약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진전은 없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텍사스 샌안토니오 출신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의원은 “불법이민 이슈는 공화당이 강세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24일 후보수락연설에서 미국 대법원의 판결로 뒤집어진 낙태권 보호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여성과 젊은 층을 공략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낙태권 보호 지지여론은 64% 정도일 만큼 여성유권자와 젊은 층에 매우 중요한 주제다. 종교·지지정당에 따라 찬반 비율이 다르지만 여론이결집할 경우 최고지지율을 47%에 갇혀있는 트럼프를 흔들 수 있는 변수다.

민주당은 8년 전 첫 여성 대통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290만 표 차이로 앞섰으나 선거인단 투표에서 뒤지면서 트럼프에게 졌던 기억을 안고 있다. 극단적으로 갈라진 미국 정치에서, 사상 첫 아프로아시안 아메리칸 여성후보의 70여 일간의 장정은 이제 시작되었다.

최형두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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