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정부 로고 찍힌 피란문자 발송… 중동선 AI로 민간인 학살 영상 조작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격전지 하르키우 주민들은 지난 4월 초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 로고가 들어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적의 포위 위협이 있으니 4월 22일까지 도시를 떠날 것을 하르키우 주민들에게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에는 안전한 피란 경로를 표시한 지도까지 첨부돼 있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것처럼 보이는 이 메시지의 발신 주체는 러시아군이었다.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점령전에 나서기 전에 주민 동요를 야기하고 우크라이나군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허위 정보전을 벌인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오를란-10 장거리 정찰 드론에 탑재된 전자전 시스템 레어-3(Leer-3)를 이용해 일정 반경 안에 있는 휴대전화들에 지속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러시아가 허위 정보 공작에 이용한 X 계정 968개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으로 생성·운영된 가짜 계정들은 러시아 관영 언론사 RT의 부편집장 주도로 러시아에 유리하고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정보를 퍼트리는 데 쓰였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에서도 허위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친하마스와 친이스라엘 세력 양쪽 모두 전황이 자기들에게 유리하다거나, 상대방이 민간인 살상처럼 비난받을 만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 과거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다른 무력 충돌 영상이나 AI로 생성한 영상, 심지어 게임 영상까지 동원하고 있다.
미국의 오픈AI는 5월 말 자사의 AI 시스템을 이용한 러시아, 중국의 공작을 차단했다며 39쪽 분량의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는 중국 국가안전부 등과 관련된 개인들이 중국을 위한 여론 공작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하반기 이들은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해 태평양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와 함께 한국어로도 만들어 냈다. 이는 중국 여론 공작의 ‘장기적 테마’라고 오픈AI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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