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흑인 연사 35.7%…공화당보다 3배 많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2개월여 앞두고 민주당이 흑인 및 여성 유권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막판 공략’에 나섰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19~22일) 연단에 선 주요 연사 중 흑인 비율은 35%가 넘는 것으로 22일 나타났다. 미국 내 흑인 인구 비율(약 14%)의 배가 넘는다. 이번 전당대회의 여성 연사 비율 또한 약 절반에 달한다고 집계됐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에서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인 이들이 선거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보고 표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본지가 민주·공화 양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한 주요 연사 274명(민주당 168명·공화당 106명)의 인종·연령·성별·직업 등을 전수 조사한 결과, 민주당 연사 168명 중 흑인은 60명(35.7%)에 달했다. 미국 인구의 과반을 차지하는 ‘다수 인종’인 백인(48.3%)과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지난달 치러진 공화당 전당대회 때 연단에 선 흑인 연사 비율(10.4%)의 세 배가 넘는다. 미국 내 흑인 비율은 약 14%다.
전당대회 첫날인 지난 19일 첫 연사로 나섰던 미니언 무어 전당대회 조직위 의장과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원장이 모두 흑인이었다. 양당의 연사 명단을 보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민주당 행사에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 등 유명 정치인을 포함해 팝스타 스티비 원더와 존 레전드, 유명 배우 케리 워싱턴 등 흑인 인사들이 잇따라 등장해 연단을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반면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 때 연사로 나왔던 전(前) 폭스 뉴스 앵커 터커 칼슨과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 컨트리 가수 리 그린우드, 종합격투기 단체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 등이 모두 백인이었다.
작년 미 연방의회 자료에 따르면 흑인 하원의원 수는 전체의 13%로 전국 흑인 인구 비율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인구 및 정치권 출마 비율보다 눈에 띄게 이번 행사에서 흑인 연사가 많이 나선 데 대해 의회 관계자는 “대선을 2개월여 남겨두고 흑인 표심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했다.
민주당 행사에서 여성 연사 비율 또한 46.4%(78명)로 공화당(31.1%·33명)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흑인과 여성층은 민주당의 ‘콘크리트 지지 기반’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흑인층 ‘몰표’를 받았지만 고금리·고물가 등이 장기화되면서 지지율이 계속 내려갔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전쟁이 친(親)이스라엘이라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소수 배려를 중시하는 이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는 듯도 했다. 그러나 바이든이 사퇴하고 해리스가 등판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다만 이번 행사에서 아시아 및 히스패닉계 연사 비율 지나치게 낮고 ‘흑인 쏠림’이 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당대회 기간 히스패닉 연사는 9.5%, 아시아계는 6.5%로 미 인구 비율(히스패닉 19%·아시아 8%)보다 낮았다. 대만계 하원의원인 그레이스 멩이 전당대회 첫날인 19일 인사 명단에 올랐다가 시간 부족을 이유로 막판에 제외되자 당내에서 “아시아 유권자를 무시한다”는 공개 반발이 나왔고, 멩 의원은 이틀 뒤인 21일 뒤늦게 연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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