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로또 청약’ 당첨되고도… 17%가 계약 못해
“래미안 원펜타스 당첨됐는데 19억원 정도 부족합니다. 혹시 대출해 주실 분 있나요?”
지난 14일 한 포털사이트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7월 말 진행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에 당첨됐는데 잔금 치를 돈이 부족해 걱정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단지는 ‘국민 평형’인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최고 23억3000만원에 달했지만,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20억원가량 저렴해 ‘로또 청약’으로 불렸다.
1순위 청약에서 527대1 경쟁률을 기록한 래미안 원펜타스에서 당첨이 취소되거나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쏟아졌다. 23일 삼성물산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1일 계약을 마감한 이 단지에서 50가구(특별공급 29가구, 일반공급 21가구)가 계약이 안 됐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고 일반에게 공급된 292가구 중 17%가 계약이 안 된 것이다. ‘로또 당첨’에 버금가는 행운을 잡았지만, 6명 중 1명꼴로 부적격자였거나 스스로 계약을 포기했다.
이 단지는 당첨자 발표 때 청약 가점 만점자가 3명이나 나왔고, 당첨 커트라인도 대부분 70점을 넘겼다. 이에 시장에선 위장전입이나 가구원 편입 등 청약 가점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고, 정부는 당첨자 전원에 대해 부정 청약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예고했다. 부정 청약이 확인될 경우 계약 취소는 물론 3년 이하 징역이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10년간 아파트 청약을 할 수 없다.
단기간에 거액의 잔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계약을 포기한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분양 단지여서 당첨자는 10월 20일까지 잔금을 내야 한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일단 당첨되고 보자는 식의 ‘묻지 마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린 것 같다”고 했다.
남은 50가구는 예비 당첨자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청약을 진행할 때는 부적격 당첨자 발생을 대비해 공급 물량의 5배수 정도를 예비 순번으로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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