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핀셋규제 부담에…서울 아파트 거래 한달전보다 35% 급감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만 건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매수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8256건(해제 건수 제외)이다. 거래 신고 기한은 거래일로부터 30일 이내로, 7월 거래 신고 마감일까지 10일가량 남아 있는 것을 고려하면 최종 1만 건 돌파가 예상된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 12월(7496건)을 넘어 2020년 7월(1만661건) 이후 4년 만에 최다 거래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8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이날 기준 1452건에 불과하다. 지난달 21일까지 7월 거래량이 2227건이었던 것과 비교해 34.8% 감소한 수치다. 가격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변동률은 0.28%로 지난주 0.32%보다 0.04%포인트 줄었다. 주택시장이 주춤한 건 우선 계절적 영향이 크다. 마포구 공덕동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여름 무더위에 휴가철도 껴 있어 거래가 활발하게 성사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 거래 가격이 이미 이전 최고가를 넘어선 단지들이 늘어나면서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매수자들도 많아졌다. 성동구 옥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5~6월보다 매수 손님 자체가 줄었고, 가격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아예 거둬버린다”며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매도인이 막판에 가격을 올려 거래가 불발되는 사례도 몇 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잇달아 내놓은 공급대책과 대출 핀셋규제도 서울 아파트 거래량 감소에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부터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비(非)수도권보다 더 줄이는 방식의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된다. 스트레스 DSR은 금융사가 DSR 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가산금리인 스트레스 금리를 추가로 부과해 대출 한도를 더 줄이는 제도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 등은 대출 부담이 적은 고소득자들이 주로 매수하는 지역이라 대출규제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집값이 저렴하고, 최근 가격 오름폭이 크지 않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외곽의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택공급 부족 우려가 여전한 데다, 기준금리 인하가 사실상 예정된 상황이라 거래량이 조금 줄더라도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주담대 금리 인하 압박이 세질 수밖에 없다”며 “주담대 금리가 하락할 경우 스트레스DSR 규제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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