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형 ISA 계좌 아직 없나요
━
마이스톡 톺아보기
회사를 경영하며 여러 곳에서 강의를 하다 보니, 최근 가장 핫한 상품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월배당 ETF(상장지수펀드)? 아니면 커버드콜 ETF? 다 틀렸다. 최근 가장 강의 요청이 많은 주제는 ‘중개형 ISA’다. ISA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ndividual Savings Account)의 약자로, 정부가 각 가정의 자산 형성을 도울 목적으로 만든 ‘절세 계좌’를 뜻한다.
그런데, 시행 초기에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ISA가 최근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변화 때문이다. 첫 번째는 부동산시장의 양극화다. 올해 초부터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서울과 지방의 온도 차가 너무나 극명하다. 한국부동산원의 7월 전국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한 달 만에 1.19% 상승했지만 지방 아파트는 가격은 오히려 0.1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정치권에서 금투세 폐지 주장이 나오고 있어 실제 시행 여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국내 주식에 대한 매매 차익에 세금이 부과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니 ISA 등 절세계좌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요인은 ‘중개형 ISA’의 등장이다. ISA 계좌는 크게 ▶중개형 ▶신탁형 ▶일임형으로 나뉜다. 먼저 신탁형은 고객이 리츠나 ETF, 그리고 예금 등을 골라서 투자하는 상품이다. 특히 은행 예금에 투자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상품이지만, 국내 주식에 대해 투자할 수 없다.
일임형은 증권사나 은행의 전문가가 대신 운용해 주는 상품이다. 하지만 공모형 주식 펀드의 인기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인기를 끌기는 힘들었다. 2021년 출시된 중개형은 예금만 투자하지 못할 뿐, 주식이나 채권 그리고 ETF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순식간에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6월 말 기준 중개형 ISA 가입자 수는 448만 명으로 지난해 말 388만 명보다 15% 이상 불어났다. 투자금액도 같은 기간 5조1000억원 늘어난 14조4000억원에 이른다.
또 다른 장점은 가입기간 중 발생한 매매차익, 이자, 배당금 등 모든 수익에 대해 200만원(일반형 기준)까지 비과세 된다는 것이다.앞의 사례에서처럼 1,000만원의 수익금이 발생한 경우, 200만원까지는 과세 대상 금액에서 제외 후 800만원에 9.9%로 분리과세되어 79.2만원의 세금이 발생하게 된다.더 나아가 해외 주식 ETF에 투자할 경우, 세금 혜택은 더욱 커진다.
예컨대 A와 B 그리고 C ETF에 투자해 A와 B는 각각 300만원을 벌고 C에서는 300만원 손실을 보았다고 가정하자. 이때 중개형 ISA 계좌는 세금 부담이 9만9000원이다. 이익과 손실을 상계해, 계좌 전체의 이익금(300만원)에 대해서만 세금이 붙고, 200만원까지 비과세되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계좌로 투자한 경우 수익이 난 A와 B ETF에 대해 각각 15.4%의 세금이 부과되므로 총액 92만400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더 나아가 정부가 ISA 계좌의 한도 및 기간을 늘리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놓을 가능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금투세 도입 여부에 따라 ISA 계좌 개편 폭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일변도인 한국 가계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중개형 ISA 계좌의 매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