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과 미국인 사이 “나는 이상한 짬뽕”

황지윤 기자 2024. 8. 2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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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

몸 번역하기

캐시 박 홍 시집 | 정은귀 옮김 | 마티 | 212쪽 | 1만5000원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을 다룬 에세이 ‘마이너 필링스’를 쓴 한인 2세 작가 캐시 박 홍(48)의 시집. 2021년 미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꼽혔다. 에세이스트로 이름을 알렸지만, 그의 시작은 시(詩)였다.

2002년 미국에서 출간돼 실험적인 텍스트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엄마는 항상 내게 물으셨다: 모미 아-파? (중략) 내가 대답했다: 모미 아파 어마.’(‘몸 번역하기’ 중에서) 한국어와 영어, 아시아인과 미국인, 비백인과 백인 사이에서 깨진 신체를 깨진 언어로 써 내려간다. 어디에도 온전히 속할 수 없는 디아스포라 주체의 기록이기도 하다. ‘나는 이상한 짬뽕이 된 것 같았다: 팔꿈치에서 코,/ 정강이에서 눈, 목에서 가슴, 머리부터 발끝까지.’(‘통과의례’ 중에서)

영어 원문과 번역이 함께 실렸다. 원문으로 읽을 때 시는 더욱 빛을 발한다. 시인은 각주를 달지 않고 몸을 ‘Mo’um’이라 쓴다. 자신의 언어를 굳이 친절하게 설명해 줄 필요가 없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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