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조언가와 푸틴 스승… 둘의 공통점은 ‘전근대적 극단주의’
영원의 전쟁
벤저민 타이텔바움 지음|김정은 옮김|글항아리|372쪽|1만9800원
“당신은 전통주의자인가?”
저자가 두 인물을 찾아가 묻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정책 조언을 해온 극우 전략가 스티브 배넌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상적 스승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르 두긴. 인류학자이자 극우 정치 전문 연구자인 저자는 둘의 사상적 공통점이 ‘전통주의’라 생각하고 비밀공작 같은 인터뷰를 통해 이를 확인한다.
전통주의(Traditionalism)는 프랑스 혁명에 대한 반동으로 일어나 중세의 종교적 전통을 고집하는 사상적 흐름으로 100여년간 서구 지하 세계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유럽 등에서 반이민주의적 내셔널리즘과 결합하면서 극우 포퓰리즘으로 치닫고 있다. 책은 전통주의가 미국, 러시아 등 서구의 중심부를 장악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배넌은 트럼프를 권좌에 올린 배후의 인물. 트럼프의 3대 공약(외국에 빼앗긴 미국인의 일자리 되찾기, 이민자 줄이기, 해외 참전 중단)은 그가 조합해낸 메시지다. 트럼프 재임 기간에는 미국과 러시아가 하나의 입장이 되도록 만들었다. “러시아의 주도권을 되찾자”는 두긴의 구호는 러시아와 조지아·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이어졌다. 배넌과 두긴은 세계 곳곳의 극우정당들과 교류하며 도왔다. 저자는 “배넌은 미국의 두긴이고, 두긴은 러시아의 배넌”이라며 “두 사람 모두 신(神) 없는 세계주의에 대항하고 전근대의 가치를 부활시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배넌은 2017년 권력다툼에서 밀려나며 백악관을 떠났다. 두긴은 2022년 폭탄 테러로 딸을 잃었다. 그러나 이들이 뿌려놓은 급진적 극우 정치의 세계적 흐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책은 “우리 시대의 수많은 스티브 배넌은 남들이 패배하는 곳에서 승리를 모색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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