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운동, 아직 끝나지 않았다(이계형 지음, 청아출판사)=외국인 76명을 포함해 올 7월 현재 정부의 훈·포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는 1만8000여 명. 이들을 기려온 과정, 향후 과제를 비롯해 저자가 독립기념관 소식지에 5년 연재한 내용을 담았다. 항일문학·독립채권 등 독립운동의 면면은 물론 역사왜곡, 일제잔재 청산 등의 이슈도 다뤘다.
놀랍도록 길어서 미치도록 다양한 칠레(민원정 지음, 휴머니스트)=중남미 문학을 전공하고 칠레에서 대학교수를 지낸 저자가 사회상, 역사·문화, 이웃국가들과의 관계 등 칠레를 생생히 알려준다. 독일 맥주를 마시고, 영국식 티타임을 즐기고, 이탈리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프랑스 와인을 만든다는 말이 있을 만큼 칠레는 유럽인의 이민이 활발했단다.
드라마 만드는 여자들(백시원 기획, 느린서재)=‘커피프린스 1호점’의 이윤정을 비롯해 여성 드라마 PD 5인의 인터뷰집.‘악귀’의 이정림, ‘마인’의 이나정,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박보람, ‘옷소매 붉은 끝동’의 정지인 등 각자가 들려주는 제작 현장 안팎의 구체적 경험과 생각이 PD 지망생과 드라마 팬에게 고루 흥미롭게 다가온다.
경제학 천재들의 자본주의 워크숍(울리케 헤르만 지음, 박종대 옮김, 갈라파고스)=애덤 스미스와 『국부론』, 카를 마르크스와 『자본론』,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일반 이론』. 세 거인의 생애와 핵심 저서에 담긴 사상을 비교적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전하며 현재의 자본주의와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문제까지 돌아본다. 저자는 독일의 경제전문 기자.
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묻다(애니 프루 지음, 김승욱 옮김, 문학수첩)=영화로도 낯익은 단편 소설 ‘브로크백 마운틴’의 작가 애니 프루의 논픽션. 산업혁명 이전부터 쓸모없는 땅으로 치부되고 훼손되었던 습지를 그 역사와 환경·생태적 가치, 예술작품에 담긴 문화사 등을 아울러 살폈다. 부제 ‘기후위기 시대 펜, 보그, 스웜프에서 찾는 조용한 희망’.
소설, 한국을 말하다(장강명 외 지음, 은행나무)=21명 작가들의 신작 초단편 소설 모음집. 프롤로그 격인 장강명의 ‘소설 2034’를 시작으로 AI, 사교육, 고물가, 오픈런, 덕질, 번아웃, 반려동물, 자연인, 거지방, 고물가, 다문화 가족, 새벽 배송, 중독 등 지금의 한국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생생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나온다.
다녀간 꿈(권순진 지음, 고요아침)=지난해 ‘시조시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의 첫 시조집. ‘꿈속에 다녀간 너를 두고도 아는 체 못했네’(표제작 ‘다녀간 꿈’) 등의 구절을 통해 추억의 대상에 대한 동경과 내면의 흔들림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 ‘고향 춘몽’‘공중전화’ ‘다시 꿈꾸다’ 등에도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깊은 그리움이 담겼다.
1,700통 편지로 읽는 양반의 초상(하영휘 지음, 궁리)=19세기 유학자 조병덕이 쓴 편지에는 점잖은 양반의 모습 대신 빚과 생계를 걱정하고, 아들 때문에 속을 썩고, 설사로 고생하는 처지가 생생히 드러난다. 1700통은 조선 시대 전해지는 개인 서간문으로 최대 분량. 그 내용을 살피고 분석한 『양반의 사생활』(2008)의 개정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