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정책 조정할 때가 왔다”···9월 금리 인하 시사

김윤나영 기자 2024. 8. 23.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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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금리 인하 방침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구체적인 금리 인하 폭과 속도는 언급하지 않았다. 세계 금융시장은 0.5%포인트를 내리는 이른바 ‘빅컷’이 단행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며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는 들어오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전망, 위험 균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하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2%까지 안정화하는 길에 있다는 확신이 커졌다”며 “인플레이션 위험은 줄었고 고용 하방 위험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고용 상황에 대해서는 “노동시장이 조만간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천이 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물가 안정을 향한 추가 진전을 이루면서 강력한 노동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노동시장 추가 냉각을 추구하거나 반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하면서 인하 폭과 속도에 관심이 쏠린다. AP통신은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나는 미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통상적인 수준인 0.25%포인트 인하하는 점진적 인하 시나리오다. 다른 하나는 다음달부터 0.5%포인트를 인하하는 ‘빅컷’ 가능성이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다면 현재 연 5.25~5.5%인 기준금리를 내년 봄에 3% 수준으로 급격히 내릴 수도 있다.

금리 인하 폭을 결정할 때 고려사항은 물가상승률과 노동시장 상황이다. 미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2.5%를 기록해 2년 전 7.1%로 정점을 찍고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반면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4.3%를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나왔다.

현재까지는 미국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져 연준이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은 23일 ‘최근 미국 경기 흐름 평가와 대미 수출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미국 경기가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이 지금보다 더 둔화하면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에 본사를 둔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경제학자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파월 의장 연설의 핵심은 ‘노동시장 냉각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고용상황이 나빠지면 9월에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금리 인하가 일회성 조치일지도 금융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미 텍사스에 본사를 둔 GDS 자산관리사의 글렌 스미스 최고투자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더 중요한 질문은 일회성 금리 인하일지, 아니면 더 큰 규모의 인하 주기의 시작일지”라며 “이는 앞으로 2~3개월 동안의 경제 데이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 직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하락하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상승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한국도 오는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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