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못 쉴 것 같아”…다급했던 딸의 마지막 전화

이희연 2024. 8. 2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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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애타게 구조를 기다렸던 희생자 7명은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화재로 숨진 딸은 "숨을 못 쉴 것 같다"는 다급한 말을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떠났습니다.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이희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재 당시 810호 맞은편 객실에 있던 김 모 씨.

구조를 기다리며 어머니에게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고 김 모 씨-어머니 통화/음성변조 : "일단 부탁할게. 장례식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랑 그런 거 다 버려."]

11초 동안의 어머니와의 짧막한 통화.

꽃다운 20대, 김 씨의 마지막이었습니다.

[고 김 모 씨-어머니 통화/음성변조 : "5분 뒤면 진짜 숨 못 쉴 것 같아. 이제 끊어."]

김 씨는 끝내 구조되지 못하고 결국 숨졌습니다.

[고 김 모 씨 어머니/음성변조 : "먼저 구조 작업을 하기 위해서 발화 중인 8층으로 사다리차가 긴급하게 올라가고 불을 껐더라면…."]

딸의 구조 소식만을 애타게 기다린 어머니.

숨쉬기도 힘들 딸 생각에 다시 전화를 걸지 못했습니다.

[고 김 모 씨 어머니/음성변조 : "착한 아이예요. 누구나 다 엄마들이 자기 자식은 착하다고 보겠지만, 말은 많지 않아도 조용히 자기 일 정말 (잘)하고."]

바로 위층 객실인 902호에 머물던 한 50대 남성도 호텔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50대 희생자 동료 : "902호에 사람이 있으니까, 이게 지금 연기가 너무 독하니까, 늦게 구출하면 사망할 수 있으니까 구해달라. 그렇게 몇 번 부탁했는데…."]

불탄 객실에는 탈출을 시도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50대 희생자 동료 : "오늘 방에 들어가 보니까 완강기인가 이렇게 있는데 그걸 막 빼놔놓고…."]

이번 화재로 희생된 사망자 7명의 빈소는 아직 다 차려지지 않았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7명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2명은 추락, 5명은 화재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내놨습니다.

KBS 뉴스 이희연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 서원철/영상편집: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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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기자 (h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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