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화재, 인재...검사 조작하고 무리한 공정 강행

표정우 2024. 8. 23.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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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군 납품 시작 때부터 품질검사 조작"
"납기일 맞추기 위해 제조공정 무리하게 가동"
아리셀, 생산목표 달성 위해 비숙련 노동자 투입

[앵커]

지난 6월 말,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와 관련해 품질 검사 조작 등 각종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수사를 맡은 경찰과 노동부는 아리셀이 납품 지연으로 무리한 공정을 이어가다 사고가 난 것으로 봤습니다.

표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찰은 아리셀이 지난 2021년 일차전지를 처음 군에 납품할 때부터 검사용 제품을 따로 만드는 등 품질검사를 조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다 지난 4월, 품질검사에서 국방규격 미달 판정을 받아 재생산을 하게 되자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 제조공정을 무리하게 가동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김종민 / 아리셀 화재 수사본부장 : 불합격된 4월분 분량을 재생산해야 했고 6월분 납기일까지 다가오자 5월 10일부터 하루에 5천 개 생산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무리한 생산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해 사고 한 달 전에는 숙련되지 않은 직원 53명을 투입했습니다.

이후 기존 2% 수준이던 아리셀의 제품 불량률이 사고가 발생한 6월에는 6.5%까지 올랐습니다.

화재 발생 보름 전쯤부터는 발열 전지 선별작업을 중단하는 등 안전성 검증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고 이틀 전에는 발열 전지 1개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지만, 적절한 조치 없이 생산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안전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였습니다.

화재 사고 당시 대부분 노동자는 공장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는데 사전에 배터리 폭발 시 즉시 대피해야 한다는 안전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다수는 비상구의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보안장치나 적치물 때문에 비상구를 항상 사용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폭발이 일어난 뒤, 30~40초 정도 탈출할 시간이 있었지만 노동자들이 고립된 채 숨진 것으로 경찰은 분석했습니다.

[아리셀 참사 피해자 유가족 : 오늘 수사결과를 뉴스 보고 알았는데요. 듣고 열이 났어요. 우리 소중한 가족들이 안 죽어도 될 것을 그들의 무방비로 죽었다는 거 아닙니까.]

지금까지 수사 선상에 오른 인물은 박순관 아리셀 대표와 안전관리 책임자 등 18명.

경찰과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 대표를 포함해 책임 소재가 큰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검찰도 이들의 범죄 혐의와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YTN 표정우입니다.

촬영기자;권석재 장명호

영상편집;이동규 디자인;이나은

YTN 표정우 (kjs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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