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 17일만 출석… 고개 숙인 월드스타

김선우 기자 2024. 8. 2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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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스쿠터 음주운전' 혐의를 받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가 23일 서울용산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슈가는 결국 포토라인에 섰고 고개를 숙였다.

23일 오후 7시 45분께 방탄소년단 슈가(민윤기)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용산경찰서에 출석했다.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몰다 적발된지 17일만이다. 슈가 측은 최대한 비공개 조사와 포토라인에 서지 않는 방향을 원했지만 끝내 포토라인에 섰다. 지하주차장이 없는 용산경찰서 구조상 취재진을 거치지 않고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 중인 슈가는 이날 퇴근 후 경찰서를 찾았다. 수많은 국내외 취재진 앞에서 슈가는 굳은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대한 짧게 자른 머리에 검은색 수트를 입고 단정한 차림이었지만 그간의 심경을 대변하듯 부쩍 초췌해진 모습이었다.

슈가는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굉장히 죄송하다. 많은 팬들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동스쿠터 음주운전' 혐의를 받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가 23일 서울용산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음주운전 적발 이후 바로 출석하지 않은 이유 무엇인가' '혈중알코올농도가 만취상태인데 맥주 한잔 맞냐'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몰면 안된다는 걸 정말 몰랐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 없이 빠르게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슈가는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자택 인근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몰다 넘어지면서 인근 경찰에게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였다. 이는 면허 취소 기준인 0.08%를 넘는 수치다. 슈가가 탄 기종이 정식 자동차가 아니라 할지언정 엄연히 음주운전에 속한다. '몰랐다'는 해명으로 상쇄할 수 없다.

음주운전 만으로도 비판을 피할 수 없는데 사건 축소 의혹까지 더해져 더욱 체면을 구기게 됐다. 당시 슈가와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식사 자리에서 술을 마신 후 전동 킥보드를 타고 귀가했다. 가까운 거리라는 안이한 생각과 음주 상태에서는 전동 킥보드 이용이 불가하다는 점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도로교통법규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슈가가 탄 기종이 킥보드 형태가 아니라 안장이 달린 전동 스쿠터였던 것이다. 그제서야 소속사 측은 '사안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소속사 내의 소통 오류라고만 판단하기엔 슈가가 직접 팬 소통 커뮤니티를 통해 올린 사과문에서도 같은 맥락이었기에 비판의 목소리가 더해졌다.

슈가가 쏘아올린 음주운전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혹이 더해졌다. 슈가가 사회복무요원 교육생 시절 임원을 맡는 동안 임무에 태만했다는 목격담이 나오는가 하면 전동 스쿠터 번호판 미부착 등의 의혹도 제기됐다.

'전동스쿠터 음주운전' 혐의를 받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가 23일 서울용산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월드스타로서 씻을 수 없는 치명타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영향력이 큰 그룹의 멤버인 슈가의 음주운전은 그간 쌓아올린 업적에 큰 흠집을 내게 됐다. 1020세대의 희망이 되고 청춘을 노래했던 방탄소년단 그리고 슈가였기에 더욱 실망감이 크다. 한순간의 경솔했던 판단이 큰 후회와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실망한 여론 뿐 아니라 법의 심판도 기다리고 있다. 전동 킥보드와 달리 전동 스쿠터는 징역·벌금형 등 별도 형사처벌이 가능해 향후 별도의 형사처벌이 이어질지도 지켜볼 일이다.

다만 슈가가 이미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만큼 조사는 길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슈가가 추가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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