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무센 "트럼프, 전국 여론조사서 해리스를 3%포인트 앞질러"

박양수 2024. 8. 23.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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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해리스(왼쪽)와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오른족). [AP=연합뉴스]

75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현지시간 11월 5일)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구도가 만들어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2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대통령 후보직을 수락하는 연설을 했다.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도전 포기 선언 이후 32일만에 집권당 대선 후보로서 본격적인 출정식을 가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달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를 통해 3회 연속 공화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여기에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부통령후보로는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는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이 각각 나선다.

전혀 다른 배경과 성향을 갖는 상극의 두 정치인이 맞붙는 이번 대선은 어느 쪽이 승리하든 미국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75일간의 선거전의 향배는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22일 현재 각자 기준에 따라 결과를 내는 전국적인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대다수가 해리스 부통령의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48.3% 대 46.7%, 뉴욕타임스는 49% 대 47%, 더힐 49.2% 대 46.7%, 파이브서티에이트는 46.9% 대 43.7% 등으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보수 성향의 '라스무센 리포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앞섰다는 여론 조사 결과를 내놔 주목받고 있다.

지난 15~21일 전국 유권자 1893명을 대상으로 한 라스무센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로 46%의 해리스 부통령을 3%포인트(p)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4%p 뒤처졌던 것(트럼프 49% vs 해리스 45%)과 비교할 때 지지율 격차가 1%p 줄어든 것이다.

다음으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4%로 뒤를 이었고, 나머지 후보들은 1% 이하였다.

이같은 라스무센의 조사 결과는 최근 여러 전국 여론 조사들이 해리스의 승리를 점치는 가운데 이례적인 결과로 여겨진다. 라스무센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맞붙었던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선 최종 결과에 가장 근접한 회사 중 하나였다.

한편, 초박빙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이번 미국 대선에선 '싸우자(fight)'가 민주당과 공화당 양 진영의 지지층과 유권자를 결집시키는 구호로 사용되고 있다.

22일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면서 "항상 미국인을 위해 싸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정에서부터 백악관까지 이것은 내 인생의 과업"이라고도 했다.

AFP 통신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자신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중산층을 위한 더 강력한 '파이터(전사·fighter)'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고 짚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9일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에도 깜짝 등장해 "우리가 싸울 때 우리는 이긴다"는 말로 지지자들을 열광시켰다. 이 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난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대선 선거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처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캠프는 첫 번째 선거 캠페인 영상에도 비욘세의 노래 '프리덤(freedom)'과 함께 이 문구를 넣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우리가 싸울 때 우리는 이긴다'는 말은 해리스 부통령이 새롭게 만든 문구는 아니지만 이제 해리스 부통령의 대표적인 구호 중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싸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피격 직후 주먹을 불끈 들어 올리며 지지자들에게 외친 말이기도 하다. 피격 사건 이틀 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도 '싸우자'라는 함성으로 뒤덮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전당대회에서 부친의 피격 직후 사진을 띄워 놓고 연설하는 동안 참석자들은 "싸우자"를 연호하며 뜨겁게 호응했다.

성별과 나이, 인종, 경력 등 모든 면에서 '상극'인 양 후보 간 경쟁 구도가 점차 과열되면서 '싸우자'라는 전투적인 선거 구호가 양 진영에서 일제히 터져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화합과 단결을 강조하는 '함께 하면 더 강해진다'를 대선 구호로 내걸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제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대선 구호로 내세웠다.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선 구호는 '예스 위 캔'(Yes we can)이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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