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사망한 에어매트, 왜 뒤집어졌나…‘구조 책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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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호텔 화재 참사 당시 사망자 가운데 2명이 에어매트를 향해 뛰어내렸지만 매트가 뒤집히면서 숨진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3일 화재 현장을 찾아 "(에어매트를)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느냐"고 물었고,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당시 인원이 부족해 에어매트를 잡아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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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호텔 화재 참사 당시 사망자 가운데 2명이 에어매트를 향해 뛰어내렸지만 매트가 뒤집히면서 숨진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화재는 22일 저녁 7시34분께(소방당국 추정)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일어났다. 이날 현장에 도착한 선착대는 저녁 7시48분 가로 7.5m, 세로 4.5m, 높이 3m 크기의 에어매트를 호텔 주차장 출입구 근처에 설치했다. 해당 에어매트는 10층 이하에서 뛰어내릴 수 있도록 제작된 것으로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도 무게가 126㎏에 이른다.
호텔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고 연기가 퍼져나갔다. 807호 객실(7층)에 있던 남녀 2명은 저녁 7시55분 순차적으로 에어매트를 향해 떨어졌다. 남성이 의식이 없던 여성을 먼저 창밖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여성이 에어매트 가장자리로 떨어지며 매트가 뒤집혔고, 이어 떨어진 남성은 매트가 뒤집히며 드러난 맨바닥에 그대로 떨어졌다.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논란이 커졌다. 매트가 완전히 설치되기도 전에 뛰어내렸다는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소방당국은 “에어매트는 정상적으로 설치됐다”는 입장이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에어매트는 10층 이상용으로 정상 설치했다. 중앙 부분으로 낙하해야 가장 안전한데 첫번째 뛰어내린 분이 모서리로 떨어졌다. 주차장 입구 인근에 에어매트를 설치해 경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 소방관은 “만약 공기가 다 차지 않았는데 뛰어내렸다면 오히려 뒤집히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매트를 잡아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3일 화재 현장을 찾아 “(에어매트를)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느냐”고 물었고,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당시 인원이 부족해 에어매트를 잡아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 답변은 소방당국이 ‘대응 2단계’의 긴박한 상황인데도 인력 증원 등 제대로 된 조처를 하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보다 에어매트가 설치된 위치가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대원이 에어매트를 잡고 있으라는 매뉴얼은 없다”며 “그보다 떨어진 위치의 불균형으로 뒤집힌 것 같다”고 했다. 김학중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에어매트를 펼칠 수 있는 평평한 장소 확보가 필요한데, 해당 건물은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실제 에어매트가 설치된 주차장 입구는 어느 정도 경사가 있는 곳이다.
화재 현장에 사다리차가 투입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인다. 한 희생자의 어머니는 “딸이 8층에 있는 것을 알면서도 소방관들이 사다리차도 없이 1층에서 8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 구조가 늦어졌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 사다리차를 투입했지만, 호텔 주변에 지정 주차구역과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아 7.5m 폭을 가진 사다리차보다 에어매트를 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준희 최윤아 고나린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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