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조작·불법 파견 '총체적 부실'…아리셀 화재 '예고된 인재'

이희령 기자 2024. 8. 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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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간 아리셀 화재 참사의 수사 결과가 오늘(23일) 나왔는데, 그 결과가 참담합니다. 리튬전지 데이터를 조작해 군에 납품한 게 탄로 나자 무리하게 재생산을 강행했고, 시간에 쫓겨 급하게 투입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상구의 존재도 몰랐고, 알았더라도 출입 카드가 없어 열지 못했을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희령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리셀 화재 참사의 발단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리셀이 리튬전지를 군에 납품할 당시, 품질 검사용 전지를 따로 만들어 원래 검사 대상으로 정해져 있던 시료와 바꿔치기했습니다.

이렇게 데이터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군을 속였습니다.

그러다 올해 4월, 이런 사실이 탄로 났고 규격 미달 판정으로 전지를 다시 생산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리셀은 생산 목표를 무리하게 높였습니다.

제대로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들을 급하게, 불법으로 투입했습니다.

당연히 제품 불량률은 급증했습니다.

그런데도 전지를 망치로 결합하고, 구멍 난 케이스를 재용접하는 등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생산을 이어갔습니다.

[김종민/경기남부청 광역수사단장 : 여러 공정상의 문제점이 야기됐음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무리하게 전지를 계속 생산해오던 중에 이번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아리셀은 노동자들에게 안전교육을 하지도 않았고 사고 대처 요령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골든타임 37초를 놓친 겁니다.

심지어 비상구로 통하는 일부 출입문엔 정규직 직원만 열 수 있는 보안장치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고혁수/경기남부경찰청 형사과 강력계장 : 비정규직이냐 정규직이냐에 따라서 이 문을 열 수 있느냐 없느냐는, 그건 이미 비상구로서의 기능을 못 하게 되는 겁니다.]

검찰은 박순관 아리셀 대표와 박 대표의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또 아리셀이 군납 전지의 납품 과정에서 저지른 업무방해 혐의도 추가로 수사할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신하림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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