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김여사 명품백 사건 수사심의위 회부…"공정성 제고"(종합)
강제성 없어…의견 수용률 70%대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서울중앙지검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건 수사결과를 대검찰청에 보고한 가운데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해당 사안을 회부했다.
대검찰청은 23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이 총장이 이날 김건희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법리를 포함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앙지검은 김여사 명품백 사건 수사결과를 전날 오후 대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중앙지검의 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증거 판단과 법리해석이 충실히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소모적 논란이 지속되는 이 사건에서 수사심의위원회 절차를 거쳐 공정성을 제고하고 더 이상의 논란이 남지 않도록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수심위 회부 결정 이유를 밝혔다.
대검은 "외부 민간 전문가들의 심의를 거쳐 사건을 최종 처분하도록 했다"며 "전원 외부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처분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중앙지검도 "검찰총장의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결정에 따른 절차에 충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수심위는 검찰 수사의 절차 및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의 기소 여부 등을 심의·의결하는 제도다.
수심위는 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만들어졌으며 문무일 전 검찰총장 시절인 2017년 12월 운영지침(예규)이 제정되며 근거가 마련됐다. 현재 수심위원장은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이 맡고 있다.
수사결과를 심의할 위원은 변호사, 법학교수, 시민단체, 언론인 등 150~300명의 후보들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한다. 이른바 '로또추첨기'로 알려진 기계에 후보자들의 명단을 적어 넣은 후 무작위로 15개를 뽑아 심의위원으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선정된 위원 15명은 안건을 심의하고 충분한 논의를 통해 일치된 의견이 도출될 수 있도록 조정한다. 의견이 불일치하는 경우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검찰 수심위는 올해 1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대한 사안이었다.
당시 김 청장에 대한 공소제기 의견은 전체 15명의 위원 중 9명이 냈다. 나머지 6명은 불기소 의견을 냈다. 함께 위원회에 회부된 최 서장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 14명, 공소제기 의견 1명으로 불기소 의견을 의결했다.
지난 1월 수심위는 오후 2시부터 개회했으며 오후 9시50분께까지 약 8시간 동안 진행됐다. 수심위는 검찰 측 발표, 피의자 측 발표에 이어 유가족 측 발표 순으로 약 1시간~1시30분씩 진행됐다.
발표는 대면방식 형태가 아닌 관계자별로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이었으며, 각자의 발표 후에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대검 예규에 따르면 검찰은 수심위 결론을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강제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꼭 결론을 따를 필요는 없다.
올해 초까지 검찰의 수심위는 총 15차례 소집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수심위 의견을 받아들인 경우는 약 11건(73%)에 달한다.
지난 2020년 6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은 '부당합병 의혹' 사건에 수심위를 신청했으며, 수심위는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의견을 냈다. 다만 검찰은 이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해당 사건은 수심위 권고를 검찰이 따르지 않은 첫 사례로 꼽힌다.
검찰총장이 직권 소집한 수심위 의견을 수사팀이 따르지 않은 것은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추가기소 여부 건이었다. 당시 수심위는 불기소 및 수사 중단 권고를 했지만, 수사팀은 1년 간 보완수사를 통해 백 전 장관을 추가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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