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숨 못 쉴 것 같아"...고립된 딸 마지막 통화
[앵커]
경기도 부천 호텔에서 일어난 화재로 모두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이들은 답답하고 애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는데요.
유족들의 목소리, 신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8살 김단아 씨는 부모님께 다정한 딸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며칠 전 아버지 생일에 단아 씨가 보낸 축하 메시지를 보면 지금이라도 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불이 난 호텔에 묵었던 단아 씨는 이제 엄마의 부름에 답할 수 없습니다.
불이 시작된 8층의 다른 객실에 묵었는데, 연기가 빠르게 퍼지는 바람에 대피할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객실에 고립됐던 그때 단아 씨가 마지막으로 찾은 건 엄마였습니다.
[김단아 / 부천 화재 희생자 :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 그런 거 다 버려. (야!) 그리고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것 같아. (왜!) 나 이제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진짜 숨 못 쉴 것 같아. 이제 끊어.]
전화기 너머 목소리가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가족들,
112에 전화해 "딸이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호소했지만, 돌아오는 건 집에서 기다리고 있으란 말뿐이었습니다.
[김단아 씨 어머니 : (112신고 했는데) 도움을 받지 못해서 지구대를 찾아가서, 지구대 차를 이용해서 현장을 갔으니까…. 우리나라 공권력이 여기까지밖에 안 되는구나.]
가족들은 혹시라도 딸이 전화를 받으면 연기를 마시게 될까 봐 전화도 걸지 않고 호텔 밖에서 딸을 기다렸습니다.
불이 꺼지면 무사히 나온 딸과 마주하기를 기대했지만, 결국 안타까운 소식을 마주했습니다.
가족들은 딸의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외롭지 않게 해 주고 싶지만, 휴대전화를 찾지 못해 애가 탑니다.
[김단아 씨 어머니 : (딸이 죽었다는 걸) 아무도 아는 애가 없어서, 휴대전화도 없어서 가슴이 아파요. 가는 길이 너무 외롭잖아요.]
이번 화재로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희생자들이 부천 시내 3개 장례식장에 나뉘어 안치된 가운데, 부천시는 유족들의 심리적 안정과 장례 절차 등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YTN 신귀혜입니다.
촬영기자: 온승원
YTN 신귀혜 (shinkh06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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