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는폰' 내면서 접었던 '갤럭시노트' 부활설의 진위 [IT+]
외신, 갤럭시 노트 부활론 띄워
“명칭만 바꾸는 걸까” 의문 커져
폴더블폰 보완할 가능성 솔솔
갤럭시 노트는 정말 부활할까
# 삼성전자가 2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9.0%(출하량 기준)를 기록해 애플(16.0%)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 이런 상황에서 '흥미로운 소식'이 흘러나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 IT매체 wccf테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내년 초 출시될 삼성전자 갤럭시S25 울트라(가칭)의 명칭이 '갤럭시 노트'로 바뀔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갤럭시S25 울트라가 갤럭시S25 노트로 불릴 수 있다는 거다. 사실일까.
■ 왜 하필 갤럭시 노트인가=이런 소문이 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1년 10월 처음 출시된 갤럭시 노트는 갤럭시S의 '빅 사이즈' 버전이다. 더 넓은 화면과 큰 배터리 용량, 필기구처럼 쓸 수 있는 S펜 등이 갤럭시S와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갤럭시S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고, 화면이 큰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갤럭시 노트를 택했다. 판매량은 나쁘지 않았다. 2014년 기준 국내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하며 삼성전자의 주요 라인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갤럭시 노트를 병행 출시하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해 왔다. 3~4월엔 갤럭시S를 출시하고, 8~9월엔 갤럭시 노트를 전진 배치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 전략은 갤럭시S의 화면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흐트러졌다. 분기점은 갤럭시S10을 출시한 2019년 2월이었다. 당시 갤럭시S10의 화면 크기는 6.1인치로 전작 갤럭시S9(5.8인치)보다 0.3인치 커졌는데, 이는 그해 8월 출시한 갤럭시 노트10(6.3인치)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다.
한발 더 나아가 5G 전용 모델이었던 갤럭시S10 5G의 화면 크기(6.7인치)는 갤럭시 노트10을 넘어섰다. 크기가 비슷해진 마당에 굳이 갤럭시S와 갤럭시 노트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던 거다.
■ 사라진 갤럭시 노트=삼성전자는 이듬해인 2020년 갤럭시 노트20을 선보인 걸 끝으로 더는 '갤럭시 노트'란 이름의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았다. 2022년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22 울트라'에 갤럭시 노트의 상징인 S펜을 탑재하면서 사실상 갤럭시 노트의 단종을 선언했다.
하반기를 책임졌던 갤럭시 노트의 빈자리는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이 맡았다. 2019년 6월 삼성전자 최초의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1'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하게 폴더블폰을 선보이고 있다.
■ 제 역할 못하는 폴더블폰=문제는 폴더블폰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056만대의 폴더블폰을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2억2660만대·2023년)의 4.6%에 불과한 수치다. 신작 판매량도 저조하다. 지난 7월 24일 출시한 '갤럭시Z폴드6'와 '갤럭시Z플립6'의 국내 사전 판매량은 91만대로 전작이 기록한 100만대보다 9만대 줄었다.
폴더블폰 시장의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렌드포스가 지난 3월 보고서에서 공개한 폴더블폰의 2024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전망치는 1.5%에 불과하다. 트렌드포스는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지난해 1590만대에서 올해 1770만대로 11.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2023년 증가율(25.0%·2022년 대비)보다 13.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시장 규모도 작은데, 성장까지 둔화하고 있단 얘기다.
이쯤 되면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 카드를 만지작거렸다"는 소문이 왜 돌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루머가 사실이라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의 부진을 만회할 방법을 갤럭시 노트에서 찾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때 스마트폰 판매량의 한 축을 담당했을 정도로 인기가 있던 브랜드이니 아예 가능성이 없는 루머는 아니다.
문제는 그럴 경우 삼성전자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다. 언급했듯 스마트폰의 크기가 상향 평준화하면서 갤럭시 노트의 특장점은 희석된 지 오래다. 삼성전자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갤럭시 노트 부활설'은 현실이 될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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