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vs 이재명, ‘양당 대표 회담’ 누가 점수 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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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곧 첫 일대일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몇몇 참모는 '여야 대표 회담은 당선 직후 제안하기보단, 얼마간의 시간을 두고 꺼내자'고 조언했다고 한다.
게다가 여야 대표 회담이 작은 성과라도 낸다면, 지리멸렬한 '거부권 정국'에서 두 당대표 모두가 득점하는 '윈윈 게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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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곧 첫 일대일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차기 대선주자로 정치적 맞수인 두 사람은 한번도 정면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지난 4월 총선에서 각자 선거 사령탑을 맡았지만, 한차례 예방 성격의 회동을 한 것을 제외하면 마주 보고 제대로 승부를 벌인 일이 없다. 물론, 총선이라는 큰 시험대에선 이 대표가 대승을 거뒀고 선거운동 내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만 공략한 한 대표는 낙제했다. 이 대표의 1승이다. 이번 회담에선 누가 높은 성적을 얻을까.
회담을 먼저 제안한 이 대표는 일단 이 대국에서 점수를 선취했다. 8·18 전당대회에서 연임한 그는 당선 일성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에게 각각 회담을 제안함으로써 ‘2기 이재명 지도부는 투쟁보다 민생, 노선보다 실용을 우선할 것’이라는 인상을 국민에게 심어줬다. 이 대표의 몇몇 참모는 ‘여야 대표 회담은 당선 직후 제안하기보단, 얼마간의 시간을 두고 꺼내자’고 조언했다고 한다. 연임한 이 대표에게 쏟아져야 할 스포트라이트를 한 대표에게 돌려 ‘남 좋은 일 해주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한 대표는 이 대표의 회담 제안에 전에 없이 기민하게 화답했다. 그는 이 대표가 회담을 제안하자 이튿날인 19일 “대단히 환영한다. 조속한 시일 내에 시간과 장소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곧이어 25일로 회담 날짜를 확정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워 당대표가 됐지만 원내 세력 기반이 약해 윤 대통령의 그늘에서 비켜나기 어려운 한 대표로선, 이 대표와 맞상대하는 모습이 ‘차기 권력’ 이미지를 부각하는 만큼 손해 볼 것이 없다. 게다가 여야 대표 회담이 작은 성과라도 낸다면, 지리멸렬한 ‘거부권 정국’에서 두 당대표 모두가 득점하는 ‘윈윈 게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실무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내놓은 한 대표의 ‘회담 생중계’ 제안은 회담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여야 지도부의 허심탄회한 대화는 서로의 ‘패’를 솔직히 드러내어 보여줄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생중계되는 회담은 대선 후보의 티브이(TV) 토론에 가깝다. 협상하고 조정하는 회담이 아니라, 서로를 밟고 올라서는 ‘배틀’이 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쪽에서 ‘한 대표가 정말 회담을 할 생각이 있긴 하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여당 역시 생중계 제안에 과민 반응을 보인 민주당의 속내를 의심하고 있다. 양쪽 모두에서 최악의 경우 회담이 무산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회담이 열린다 해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이 대표와 달리 여당 의원들의 표를 움직일 리더십이 없는 한 대표에겐 협상의 실권이 없는 탓이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과 ‘지구당 부활’ 등 한 대표가 직접 약속했던 의제들을 이번 회담에서 다루자고 압박하고 있다. 여당 내부를 설득하기 쉽지 않은 안건들이다. 한 대표가 회담을 앞두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연일 군불을 때는 건, 특검법 논의를 피하기 위한 ‘물타기’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채 상병 특검법은 그에게 이제 한번은 지나야 하는 관문이 됐다. 여야 대표는 각자의 정치적 계산을 넘어, 과연 윈윈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엄지원 정치팀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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