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통령실 ‘오염수 사과 요구’에 “日 총리실 발표인줄” “인식 참담”
민주 “日, 자료 제공도 안 하는데 무슨 근거? 정부가 공범”
혁신당 “용산 미친 듯…이러니 조선총독부 소리 들어”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여당과 대통령실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1년을 맞아 연이틀 야당을 향해 '괴담 선동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야당은 "일본 정부 대변인" "일본 총리실"이라며 즉각 강하게 비판했다. 일본 정부의 홍보성 자료 외에 오염수 안전성에 대한 구체적 근거가 없다는 점도 함께 꼬집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전날)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1년간 안전 문제가 없었다'고 괴담 정치 종식을 주장했다"며 "지난해 10월 이후 방사능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추궁하기는커녕 일본 정부 대변인으로 나서다니 명색이 한국 여당 대표로서 창피하지도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친일 매국 대변으로 대통령의 신임을 회복하기로 작정한 거냐"며 "아무리 국민 마음보다 일본 마음이 중요한 정부라지만 차별화를 꿈꾸는 여당 대표다운 언행을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과학적 근거가 없는 황당 괴담이 거짓 선동임이 밝혀졌지만, 근원지 야당이 대국민 사과 없이 무책임한 행태만 계속되고 있다"며 야당에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또한 "야당의 황당한 괴담 선동 아니었으면 쓰지 않았어도 될 예산 1조6000억 원이 이 과정에 투입됐다"며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일 수 있었던 혈세"라고도 주장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원내대표회의에서 "민주당은 괴담으로 고통 받고 손해를 입은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동훈 대표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그런 괴담 때문에 우리 수산업, 어민들이 피해를 봤고 큰 재정이 투입됐다"고 비판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방류된 오염수가 우리 바다에 도착하는 것은 빨라도 4~5년에서 10년 후의 일인데, 윤석열 정부는 그 사이 5년 후, 10년 후로 시간여행이라도 다녀왔느냐"며 "대통령실의 참담하기 짝이 없는 인식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대체 무엇을 근거로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나. 일본 정부가 건네준 홍보성 자료 말고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나"라고 물으며 "일본 정부는 올해 2월 이후 방사능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 환경부 자료에서 방류 지점의 삼중수소 농도가 10배로 뛰었다는 사실만 드러났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피해 예상 국가로 방류 상황을 강도 높게 감시했어야 할 한국 정부는 아예 손을 놓고 있었다"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할 조치는 어느 것도 하지 않은 채 안전하다는 홍보에만 열을 올린 정부가 홍보비 1조6000억원을 야당에 전가하겠다니 기가 막히다"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전 세계 인류에 대해 비용이 싸다는 이유로 범죄를 저질렀고, 윤석열 정부는 이 범죄의 공범이자 방조범"이라고 직격했다.
조국혁신당은 "용산 대통령실이 미친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날 대통령실 발표가) 일본 총리실 발표인 줄 알았다"며 "이러니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 조선총독부 아니냐는 얘길 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실이 (오염수 방류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 어떻게 아느냐"며 "설령 지금 문제가 없다고 앞으로도 없나. 저런 바보 같은 자들이 대통령을 보좌하니 윤석열 대통령의 수준이 그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의 '혈세 1조6000억원 주장'에 대해서도 "언제부터 민생이나 사회적 약자에 신경 썼다고 이런 데 갖다 붙이냐"며 "지난 2년 동안 지속한 '부자 감세'로 나라 곳간이 역대 최대 규모로 빈 것도 야당 탓을 하려는 건가. 날이 아무리 더워도 정신줄은 놓지 말자"고 맹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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