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상급 선수 아냐' 비난에 정면돌파...손흥민, "토트넘 우승하고 전설이 되고 파"
[포포투=오종헌]
손흥민은 토트넘 훗스퍼의 레전드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영국 'BBC'는 23일(한국시간) "손흥민은 토트넘의 전설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은 그렇게 불리기엔 시기상조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한 손흥민은 "10년 동안 한 팀에서 뛴다는 건 긍정적인 노력이 동반되어야 가능한 부분이다. 일관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구단에 무언가 보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난 아직 토트넘의 레전드가 아니다. 나는 늘 이 구단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는 구단의 전설이라는 걸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우승하기 위해 이 팀에 왔다. 올 시즌 특별한 순간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제 토트넘에서 10번째 시즌을 시작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리그 28경기에 출전해 4골에 그쳤다. 이에 한 시즌 만에 독일 분데스리가 복귀설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손흥민은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행히 2년차부터 잘 풀리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꾸준하게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달성하며 토트넘의 핵심 선수가 됐다. 개인 통산 최고의 시즌은 2021-22시즌이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PL) 개막전부터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꾸준하게 골맛을 본 그는 리그 23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골든부트 수상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2022-23시즌 전반기에는 다소 흔들렸다. PL 개막전에서 1도움을 올리며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2021-22시즌의 흐름은 이어지지 않았다. 골은 물론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공격수로서 팀에 직접적으로 끼치는 영향력이 줄면서 선발 제외 여론까지 형성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심각한 부상까지 당했다. 손흥민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특수 제작한 보호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스포츠탈장 부상까지 안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지난 시즌 후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득점왕을 차지했던 순간 만큼의 득점 페이스는 아니었지만 조금씩 득점을 추가하면서 결국 리그 10골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그 과정에서 지난 4월 브라이튼을 상대로 리그 100호골을 신고했다. PL 역사상 34번째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였다.
지난 시즌은 팀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떠난 뒤 공석이었던 정식 사령탑 자리에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선임됐다. 선수단에도 변화가 있었다. 라커룸 내 핵심 인물 두 명이 이탈하게 됐다. 먼저 주전 수문장이자 주장이었던 위고 요리스가 떠나기로 결심했다.
해리 케인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행선지는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토트넘은 케인을 놓치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돈보다 우승컵을 더 원했던 그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토트넘은 뮌헨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했다.
인이 떠나면서 손흥민과의 PL 합작골 기록은 47골에서 마무리됐다. 이들은 첼시의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와 디디에 드록바(36골)를 제치고 역사상 최고의 공격 듀오로 활약해왔다. 손흥민은 "리더, 형제, 그리고 레전드. 너와 함께 했던 첫 날부터 즐거웠어. 정말 많은 추억이 있고, 엄청난 경기들을 함께 뛰었지.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골들을 합작했어. 네가 나와 우리 팀, 그리고 우리 팬들에게 준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를 전해. 새로운 도전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케인과 요리스라는 중심 선수들이 떠난 가운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했다. 토트넘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우리 팀의 주장으로 임명됐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 입단 후 9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손흥민은 토트넘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거대한 팀의 주장이 되어 정말 영광이다. 나는 이미 모든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과 밖 어디에서든 스스로가 주장이라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주장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손흥민은 완벽하게 제몫을 다했다. 지난 시즌 PL 35경기에 출전해 1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리그 득점 랭킹 5위 안에 들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압도적인 영향력이었다.
새롭게 시즌을 시작한 가운데, 개막전은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은 '승격팀' 레스터 시티와 맞붙었고, 선제골을 넣으며 기분 좋게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동점골을 헌납하면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손흥민 역시 침묵했다.
그러자 손흥민을 향한 비판 의견이 발생했다. 영국 '풋볼 365'는 토트넘과 레스터의 경기 이후 "당시 토트넘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공격 자원들 중에서 우릴 가장 놀라게 한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정상급 선수가 아니다. 토트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건 맞지만 이제는 과거형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매체는 "손흥민은 이제 더 이상 토트넘에서 대체불가한 선수가 아니다. 축구는 빠르게 변화한다. 만약 일주일 전 '손흥민을 빼고, 오도베르를 선발로 출전시키자!'고 했으면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부정하기 어려운 느낌이다. 인정해야 할 때다"고 덧붙였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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