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0%→100%…‘22주 3일, 410g’ 쌍둥이의 기적

이연경 2024. 8. 2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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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질병 분류상 생존 출산 시기는 임신 22주부터입니다.

하지만 실제 생존 가능성은 체중이 500g 이상일 때부터 의미있게 나타납니다.

실제 생존 가능성은 임신 24주 미만의 미숙아가 20% 전후에 불과하고, 쌍둥이의 생존 가능성은 그보다도 더 희박해 통계조차 없습니다.

지난 3월, 세종충남대병원에서 태어난 쌍둥이는 임신 22주 3일째 되던 날, 몸무게 410g으로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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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2주차에 태어난 쌍둥이 형제 강민, 강우.


■국내서 가장 어리고 가장 작게 태어난 쌍둥이

국제 질병 분류상 생존 출산 시기는 임신 22주부터입니다. 하지만 실제 생존 가능성은 체중이 500g 이상일 때부터 의미있게 나타납니다. 실제 생존 가능성은 임신 24주 미만의 미숙아가 20% 전후에 불과하고, 쌍둥이의 생존 가능성은 그보다도 더 희박해 통계조차 없습니다.

지난 3월, 세종충남대병원에서 태어난 쌍둥이는 임신 22주 3일째 되던 날, 몸무게 410g으로 태어났습니다. 출산 예정일이 7월 7일이었으니 4개월이나 빨리 태어난 겁니다. 국내에서 가장 어리고, 가장 작게 태어난 쌍둥이입니다.

쌍둥이 형제는 출생 직후 탯줄을 자르자마자 기관 삽관 등의 소생술을 받았고, 인공호흡기로 호흡을 유지했습니다.

쌍둥이 아버지인 김기현 씨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가망이 없다는 말을 듣고 이름이라도 있어야겠다 싶어 태어난 다음 날 바로 출생신고를 했다"고 합니다. 강하게 자라라는 의미로 '굳셀 강(强)'자를 넣어 강우, 강민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아버지가 임신 22주차에 태어난 쌍둥이를 돌보고 있다.


■의료진 "100일까지 매일이 고비였다"

이름처럼 쌍둥이 형제는 숱한 고비를 굳세게 넘겨주었습니다. 둘째 강민이는 태어난 다음 날 기흉이 생겨 작은 가슴에 흉관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첫째는 태어난지 50일 무렵에는 괴사성 장염에 따른 장천공으로 몸무게가 1kg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한 수술을 견뎌야 했고, 백일 무렵에는 미숙아 망막증으로 구급차를 타고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가 주사 치료를 받았습니다.

쌍둥이의 치료를 맡은 이병국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중환자 교수는 "쌍둥이는 태어났을 당시 움직임이 없고 스스로 호흡도 하지 못했다"며 "100일까지는 매일 매일이 고비였다"고 기억했습니다. 특히 장천공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을 때는 '아기가 생존하기 힘들려나, 포기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중증 뇌출혈이나 심각한 신경계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이제는 몸무게도 태어났을 때보다 10배 이상 늘어 4.5kg이나 됩니다. 속싸개를 풀어주면 팔도 휘젓고, 책을 보여주면 제법 집중해서 보는 듯도 합니다.

입원 5개월 만에 퇴원하는 아기.


■5개월만의 퇴원...생존 가능성 0%에서 100%로

둘째인 강민이는 5개월만인 오늘(23일) 건강하게 퇴원했고, 첫째 강우도 건강하지만 아직 스스로 먹는 힘이 조금 부족해 2~3주가량 더 병원에서 지내다 퇴원하기로 했습니다.

쌍둥이 아버지는 지금까지 잘 견뎌준 아이들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잘 버텨줘 고맙고 사랑한다"며 "아이들이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퇴원하는 쌍둥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뿌듯하고 기쁘다"면서도 의료진으로서 걱정을 털어놓았습니다. "퇴원하고도 기본적인 검진을 비롯해 여러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들이 분명히 생길텐데 지방에서는 여러가지 진료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쌍둥이들이 병원에 다니느라 힘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같이 들어서 걱정된다"고 전했습니다.

이 교수는 또, "이번 사례는 우리나라 신생아 의료 기술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신생아 중환자실, 소아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것"이라며, "지금도 생존을 위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많은 이른둥이와 그 가족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지원과 노력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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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경 기자 (yg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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