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인재 해외유출…'제2 허준이'도 떠났다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4. 8. 23. 18: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의 젊은 과학자상' '한성과학상' 등을 수상하며 화학 분야에서 주목받던 최태림 교수(47)는 2022년 서울대에서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재료공학과로 자리를 옮겼다.

최 교수는 "보다 좋은 연구 환경을 찾아 떠났다"고 말했다.

국내 대학에서 특강을 진행하기 위해 최근 한국을 찾은 최 교수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ETH에서 생활해보니 한국의 연구 환경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연구비 따내려
밤낮 제안서만 써내고
대학원생들 처우 열악
필즈상 후보도 미국行

'올해의 젊은 과학자상' '한성과학상' 등을 수상하며 화학 분야에서 주목받던 최태림 교수(47)는 2022년 서울대에서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재료공학과로 자리를 옮겼다. 최 교수는 "보다 좋은 연구 환경을 찾아 떠났다"고 말했다.

국내 대학에서 특강을 진행하기 위해 최근 한국을 찾은 최 교수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ETH에서 생활해보니 한국의 연구 환경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교수들이 연구비를 따내기 위해 제안서 작성에 오랜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연구비에서 지출하는 간접비도 많아 정작 연구에 쓸 돈은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원생들의 처우를 개선해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최 교수는 "한국에서 9년간 다른 사람보다 많은 8억원을 연구비로 지원받았지만 이것으로는 대학원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없었다"며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적은 돈을 받고 닭장처럼 좁은 연구실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에게서 뛰어난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ETH는 매년 일정한 연구비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따로 제안서를 쓸 필요 없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고 대학원생이나 박사 후 연구원 급여도 대학에서 따로 지급하는데 그 수준이 한국보다 약 3.5배 높다.

이처럼 더 좋은 연구 환경을 찾아 한국을 떠나는 과학자가 많아지고 있다. 응용물리학계에서 주목받는 연구자인 박혜윤 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2022년 미국 미네소타대로 적을 옮겼고, 허준이 교수에 이어 '필즈상' 후보로 거론되던 오성진 전 고등과학원 교수도 미국 UC버클리대로 이동했다.

[고재원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