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쓰레기들 미쳐 날뛴다"…김정은, 수해 현장 막말 '노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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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최근 압록강 수해 피해를 보도한 한국 언론을 향해 "쓰레기들" "모략선전" "미쳐 날뛰고 있다" 등의 거친 막말을 쏟아냈다.
그는 "김정은이 직접 수해지역을 찾아 남한 사회에서 보도한 피해 관련 내용을 굳이 북한 내부 주민들에게 공개하며 반박한 것은 김정은의 주민 동요, 민심 이반에 대한 불안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북한 내부에서도 사상·문화적 차원에서 남한 문화에 따른 주민들의 동요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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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최근 압록강 수해 피해를 보도한 한국 언론을 향해 "쓰레기들" "모략선전" "미쳐 날뛰고 있다" 등의 거친 막말을 쏟아냈다. 표면적으론 수해 민심을 다잡기 위한 행보로 보이지만 핵심은 대남 적대화를 통해 한국 문화와 정보 유입 등을 차단하려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정보당국에 따르면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21일 이슈브리프를 통해 '우리 언론의 수해 보도에 김정은이 분노한 배경'을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수해 지역을 찾아 한국의 북한 수해 보도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당시 그는 "너절한 쓰레기 나라의 언론 보도" "적을 왜 적이라고 하며 왜 쓰레기라고 하는가" 등의 막말을 했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등에는 지난달 28일 기록적인 폭우로 압록강 범람과 홍수 피해 등이 발생했다. 당시 북한 선전매체인 노동신문은 주민 5000여명이 고립됐다가 4200여명이 구조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나머지 인원 구조 여부 등은 밝히지 않아 국내에선 최소 800여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했을 수 있다는 분석 등을 내놨다.
임수진 전략연 북한연구실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분노한 배경에는 수해 지역 주민들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수해 지역인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는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역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외부로부터의 정보 통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고 분석했다.
임 연구위원은 "이 특성을 고려하면 대규모 민간 피해, 북한 당국의 수해 피해에 대한 외면과 늑장 대응 등의 내용이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북한 주민의 상당한 동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당국이 고려해 동요를 무마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전략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한국의 수해 관련 보도 내용을 대남(對南) 적대화 인식을 강화하는 '사상교육 자료'로 사용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민족 동질성에 근거한 통일 정책을 전면 폐지하고 남북한을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는 대남 적대화 방침을 선포했다. 남북한 관계를 재설정하는 헌법 개정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임 연구위원은 "김정은 발언을 볼 때 북한 정권의 대남 적대화 노선이 장기화할 수 있다"며 "김정은의 헌법 개정 계획, 빈번한 고강도 대남 비난 행위, 사상교육 내 대남 대적관 강화 주문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 전략에 가까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이 직접 수해지역을 찾아 남한 사회에서 보도한 피해 관련 내용을 굳이 북한 내부 주민들에게 공개하며 반박한 것은 김정은의 주민 동요, 민심 이반에 대한 불안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북한 내부에서도 사상·문화적 차원에서 남한 문화에 따른 주민들의 동요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해 평양문화어보호법, 2022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을 제정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적대국 영화나 녹화물·편집물·도서를 유입·유포한 경우 무기 노동교화형 또는 사형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사실상 한국 드라마와 K팝 등 한류 문화 유입을 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지난 22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 내부에 외부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며 "외부 정보에 대한 북한 주민의 욕구는 대단히 자발적인 것으로 북한 주민의 이러한 자발적 열망을 충족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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