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있었더라면...'의무화' 목소리 커져
18명 사상자 발생한 '국일고시원 참사'도 판박이
고시원 스프링클러 의무화됐지만, 이전에 영업 시작
[앵커]
경기 부천 호텔 건물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서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의무화 이전에 지어진 곳이라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건데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 비슷한 화재 피해가 반복되면서 소급 적용 확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인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의 8층짜리 호텔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습니다.
소방시설법상 6층 이상 건물은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지만, 법률 시행이 2017년 이후라서 2004년에 지어진 해당 호텔은 대상이 아니었던 겁니다.
[이영주 /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 : 만약에 객실 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다고 한다면 복도나 다른 객실 쪽으로 화재가 확대되는 것들은 충분히 어느 정도 차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거고요.]
요양병원 등 일부 의료기관을 제외하면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지 않는 탓에 불이 날 때마다 스프링클러 미비에 대한 지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2018년 18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종로 국일고시원 참사 당시에도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점이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이미 2009년부터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고시원에는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었지만, 국일고시원은 2007년에 영업을 시작해 자동소화설비가 없었던 겁니다.
국일 고시원 참사를 계기로 모든 고시원에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가 소급 적용됐고, 이후 고시원 화재 사망자가 연평균 3명에서 10분의 1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스프링클러가 화재 피해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건데, 결국 비용이 문제입니다.
오래됐거나 규모가 작아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에서 빠진 곳들은 보통 영세하기 때문에 비용이 큰 부담입니다.
게다가 신규 설치가 아니라면 천장을 뜯고 공사를 하는 동안 영업을 할 수도 없습니다.
[이영주 /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 : 단순히 스프링클러의 헤드만 설치를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안쪽의 배관이나 물을 공급해 주는 수조라든지, 펌프 등 여러 가지 설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기존 건축물에 이런 것들을 적용하게 하는 것들은 사실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스프링클러 소급 적용 등 의무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설치 지원책도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영상편집;신수정
디자인;이원희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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