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 합동감식..화장실 대피한 생존자 눈길

▲ 화재현장 합동감식하는 관계자들 [연합뉴스]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의 호텔 화재에서 발화가 시작된 곳 인근의 방에 투숙한 생존자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원 강릉의 한 대학교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20대 여성 A씨는 부천의 한 대학병원에 실습을 왔다가 호텔에서 머물게 됐습니다.

A씨가 머문 방 806호는 발화가 시작된 지점과 인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A씨는 타는 냄새를 맡고 객실 문을 열었지만 복도가 온통 회색 연기로 뒤덮였음을 발견했습니다.

A씨는 객실 반대편 창문도 열어봤지만 당장 내려가면 위험하다는 판단에 모든 문을 닫고 화장실로 대피한 뒤 119에 신고했습니다.

A씨는 소방대원의 안내에 따라 연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화장실 문을 수건으로 막고 샤워기를 틀고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샤워기에서 나온 물이 수막을 형성해, 일시적이지만 유독가스 차단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A씨는 소방관들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A씨의 어머니는 "딸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일산화탄소가 물에 녹는다'는 지식을 배운 덕분이라며, 많은 분들이 이런 정보를 알고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 23일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습니다.

합동 감식팀은 최초 발화점으로 유력한 호텔 810호 객실을 중심으로 사상자들이 발견된 계단과 복도 등 건물 안팎을 면밀히 살폈습니다.

소방 당국은 당시 810호가 비어 있던 점을 고려할 때 담뱃불과 같은 실화 가능성보다는 빈 객실에서 누전이나 에어컨 스파크 등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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