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야구부원들이 '동해 바다∼' 한국어교가 부른 교토국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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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23일 첫 우승한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는 학생 수가 중고교를 합쳐 160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다.
이날 경기에서도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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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로 학생 모으자' 일본인 65%·한국계 30%…야구부·K팝 인기에 지원 늘어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23일 첫 우승한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는 학생 수가 중고교를 합쳐 160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다.
이 때문에 일본 전국에서 3천715개교가 참가한 고교 야구 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고시엔에서 우승한 건 기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교토국제학원이 운영하는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 인가를 받았고 1963년에는 고등부를 개교했다.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 현재 고교생이 138명, 중학생은 22명으로 재학생이 총 160명이다.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 여러 외국어 교육에 특화한 학교로 재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 정도이다. 국적으로만 보면 일본인이 80%가량이다.
학생들은 재학 중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의무적으로 봐야 하며 수학여행은 한국으로 가는 등 학교 측은 한국에 대한 이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9년 창단해 25년 만에 일본 고교 야구 정상에 선 야구부는 애초 학생 수가 줄면서 학생 모집이 어려워지자 학교가 꺼낸 고육지책이었다.
재일 교포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줄어들 뿐 아니라 일본인 학생 수도 감소세를 보이면서 학교 측은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야구부를 창단해 학생 수를 늘리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고교생 138명 가운데 현재 야구부에 소속된 학생이 61명에 달할 정도로 학교에서 야구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최근에는 K팝 등 한국 대중문화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진 일본인 학생들의 입학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토국제고 야구부는 초기엔 야구 미경험자가 대부분이어서 첫 연습 경기에서 한 점도 못내고 수십 점 차로 대패하는 등 고시엔 진출은 꿈도 꿀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서서히 실력을 키워 2003년 교토 지역 대회에서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하면서 두각을 나타냈고 2019년 춘계 지역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교토의 야구 명문고로 부상했다.
이후 2021년 처음으로 전국 대회인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에 올랐으며 2022년에도 여름 고시엔 본선에 나갔다.
지난해는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으나, 올해 2년 만에 다시 나가 정상에 우뚝 섰다.
'동해 바다'로 시작되는 이 학교의 한국어 교가도 고시엔에 진출할 때마다 일본 사회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학교측에 따르면 교토국제부 야구부 학생들은 국적상으로는 전원 일본인이다.
일본 정부가 인가한 정식 학교인데 일본에서 '일본해'로 부르는 한일 간 바다를 '동해'라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도 학교에 교가와 관련한 협박 전화가 걸려 오거나 댓글 등을 통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 학교 관계자는 최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2021년 여름 고시엔에 처음 진출해 4강에 올랐을 때는 한일관계 악화와 혐한 분위기 속에 한국어 교가 때문에 협박 전화에 시달렸다"면서 "그래도 올해는 협박 전화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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