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청취자 곁 머문 허윤희 DJ '꿈과 음악사이에'

박종필 2024. 8. 2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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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중년층이 황금 같던 젊은 날로 되돌아갈 기회가 찾아온다.

2007년 1월 1일 시작해 17년 8개월째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 CBS 음악 FM '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꿈음) 프로그램 얘기다.

꿈음은 청취자들의 희노애락을 듣고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것을 목표로 한 음악방송이다.

17년 8개월 여 간 방송을 이어가다 보니 음악과 허씨의 목소리로 위로와 공감을 받고 싶어하는 이들의 사연들이 수도 없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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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희 DJ "그 시절 꿈 들으며 평안 얻죠"
유튜브, 쇼츠의 시대에도 굳건한 라디오 청취율 부동의 1위
'사연에 대한 따뜻한 공감과 선곡' 으로 위안을
2년 4개월 후 '방송 20주년' 맞아
"특별한 때도 평범한 날 안식처 같은 방송 이어갈께요"

매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중년층이 황금 같던 젊은 날로 되돌아갈 기회가 찾아온다. 김동률, 김현철, 윤상, 여행스케치 등 1990~2010년 전후 청춘드라마에 나올 법한 가요들을 들을 수 있어서다. 2007년 1월 1일 시작해 17년 8개월째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 CBS 음악 FM ‘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꿈음) 프로그램 얘기다.

꿈음은 청취자들의 희노애락을 듣고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것을 목표로 한 음악방송이다. 라디오 최고 황금시간대로 꼽히는 밤 10시 경쟁에서 시청률 1위를 오랫동안 지킨 비결에는 옛 감성을 나누고 싶어하는 애청자들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달 9일 한국리서치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도 '동시간대 1위'를 인증한 바 있다. 

방송인 허윤희 DJ(디스크자키·사진)를 지난 22일 서울 목동 CBS 사옥에서 만났다. 허 DJ는 “유튜브와 쇼츠가 지배하는 시대라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감성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간 방송을 이어 나간 비결로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점을 꼽았다. 이어 “게스트들이 출연하는 요즘 방송을 보면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는 경우가 많은데, 대게 들어주기 보다는 자기 말만 한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꿈음 프로그램에는 같이 진행하는 방송인이나 게스트가 없다. 방송은 오로지 허씨와 작가 두 명, 총 셋이서 꾸려간다. ‘잘 들어주는 방송’을 목표로 한 만큼 미리 곡을 정하는 것은 첫곡을 비롯한 일부로 최소화하고, 음악이 흘러나오는 동안 사연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 다음 선곡의 방향을 정한다. 스포츠 중계나 재난, 참사, 축제 같은 뉴스는 최대한 언급하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한다.   

1981년생인 허씨는 경희대를 졸업하고 경기방송 MC를 거쳐 2006년 음악전문 DJ 로 CBS에 입사했다. 톤이 높거나 카랑카랑하지 않고, 낮고 차분한 목소리임에도 상당한 전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0년을 넘겨 20년 가까이 이 프로그램을 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언제와도 들을 수 있으니 안심이 된다’ ‘고향집 같다’ 며 마음을 기대러 오는 청취자들 때문에 방송을 쉴 수 없었다. 

 위로와 유대감은 꿈음의 힘이다. 17년 8개월 여 간 방송을 이어가다 보니 음악과 허씨의 목소리로 위로와 공감을 받고 싶어하는 이들의 사연들이 수도 없이 쌓였다. 허씨가 방송 10년을 넘겼을 무렵에는 그의 방송 경험과 사연을 모은 책 <우리가 함께 듣던 밤>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가벼운 일상부터 가족의 여러 대소사가 섞인 사연들을 10년 넘게 손편지로 보내주는 청취자도 있다”고 했다. 모바일 앱, 문자메시지 등이 발달했지만 15일 동안 쓴 편지를 모아 우편으로 보낸 사람도 있다고 한다. 

허씨는 청취자들이 같이 나이들어가면서 사연도 함께 나이 들어감이 좋다고 한다. 그는 “맨 처음 방송을 했을 때는 프로포즈나 고백 사연이 많았지만 지금은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꾸리는 사연들이 많다”고 했다. 2년 4개월 뒤인 2027년 1월 1일, 20주년을 맞는 날에는 어떤 방송을 하고 싶냐고 묻자 그는 “공개방송을 해보라는 권유가 많아 고민하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같은 들뜬 분위기보다 여느 평범한 날의 안식처 같은 방송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답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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