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최후의 탈출 수단'…에어매트 뒤집혀 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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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 사고를 조사하는 경찰과 소방당국이 화재 피해자를 사망 7명, 중경상 12명으로 최종 집계했다.
23일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9분께 경기 부천시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객실에서 불이 나 20~50대 투숙객 7명(남성 4명·여성 3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가운데 남녀 2명은 7층에서 소방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매트가 뒤집히면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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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에서 먼저 뛰어내린 여성
모서리에 떨어져 매트 뒤집혀
그 순간 연이어 뛰어내린 남성
결국 바닥으로 떨어지며 사망
매트 뒤집히는 건 이례적 현상
일각선 "제품 불량 가능성도"
소방 "화재원인은 누전 유력"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 사고를 조사하는 경찰과 소방당국이 화재 피해자를 사망 7명, 중경상 12명으로 최종 집계했다. 투숙객 27명 가운데 무려 70%가 피해자다.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호텔 측 부실 대응과 소화시설인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남녀 2명이 화마를 피해 최후 탈출 수단인 소방 에어매트 위로 몸을 던졌지만 매트가 뒤집히면서 모두 사망해 에어매트의 기능적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23일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9분께 경기 부천시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객실에서 불이 나 20~50대 투숙객 7명(남성 4명·여성 3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가운데 남녀 2명은 7층에서 소방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매트가 뒤집히면서 사망했다. 먼저 뛰어내린 여성이 에어매트 중심이 아닌 모서리 쪽에 떨어지면서 매트가 뒤집혔고, 3~4초 뒤 뛰어내린 남성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부천소방서 선착대가 전날 오후 7시 48분께 호텔 외부 1층에 설치한 에어매트는 가로 4.5m, 세로 7.5m, 높이 3m 규모다. 7층 객실에 있던 남녀는 에어매트가 설치되고 7분 뒤 뛰어내렸다. 소방 에어매트는 고층에서 뛰어내려도 뒤집히는 일이 흔치 않아 제품 불량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이날 화재 현장을 찾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에어매트가 뒤집혔던데 설치 사항에 오류가 있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중앙 부분에 낙하해야 안전하고 그렇게 하도록 매뉴얼이 돼 있는데 모서리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잡아주는 사람이 없었느냐"는 이 장관의 추가 질문에 조 본부장은 "당시 인원이 부족해 에어매트를 잡아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불은 발생 3시간이 채 안 돼 완전히 진화됐지만 인명 피해가 커 초동 조치에 대한 아쉬움을 더했다. 전날 불이 나기 전 한 투숙객이 810호 객실에 들어갔다가 타는 냄새를 맡고 호텔 측에 객실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본부장은 화재 원인에 대해 "전기적 요인이 가장 유력하다"고 밝혔다. "타는 냄새가 났다"는 진술을 토대로 빈 객실에서 누전 등으로 불이 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이튿날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화재로 숨진 김 모씨(28·여)는 화재 직후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연기가 가득 차서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5분여 뒤 아버지에게 다시 전화를 건 김씨는 "5분도 못 버틸 것 같다. 내 물건은 다 버려달라. 내 몫까지 잘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사고 당일은 김씨 아버지의 생일이었다.
[부천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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