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의 마음으로 金 향해 달릴 것"

이종호 기자 2024. 8. 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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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요? 솔직히 '제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로 올림픽 근대5종 종목에서 메달을 따낸 성승민(21·한국체대) 얘기다.

성승민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여자부 결승 경기에서 펜싱, 승마,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441점으로 3위에 올라 동메달을 차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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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근대5종 銅 성승민
첫 올림픽서 亞 여자 첫 메달
중학교 때 선생님 권유 받고
수영서 종목변경 후 에이스로
시상대 제일 높은 자리 목표로
다음 AG·올림픽 만반의 준비
성승민이 11일(현지 시간) 프랑스 베르사유궁전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근대5종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베르사유=성형주 기자
성승민이 11일(현지 시간) 프랑스 베르사유궁전의 가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근대5종 결승에서 펜싱, 승마,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441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르사유=성형주 기자
성승민이 11일(현지 시간) 프랑스 베르사유궁전의 가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근대5종 결승에서 펜싱, 승마,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441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르사유=성형주 기자
[서울경제]

“올림픽 메달 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요? 솔직히 ‘제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답변 하나에도 특유의 솔직함이 묻어 나온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도 떨지 않고 최고의 실력을 선보이며 시상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당찬 성격 덕이 컸다.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로 올림픽 근대5종 종목에서 메달을 따낸 성승민(21·한국체대) 얘기다.

고통스러운 훈련과 전쟁 같은 올림픽을 끝내고 고국에 돌아온 성승민은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귀국 후 대구에 있는 본가로 곧장 내려와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 올림픽을 위해 그동안 미뤄 놓은 개인적인 일들을 처리하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성승민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여자부 결승 경기에서 펜싱, 승마,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441점으로 3위에 올라 동메달을 차지한 것이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여자 선수가 올림픽 근대5종 경기에서 입상에 성공한 건 성승민이 처음이다. 성승민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아시아 최초 기록이라는 건 몰랐다.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는데 내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하고 마냥 좋았다”고 했다.

성승민은 수영으로 운동선수의 길에 처음 발을 들였다. 중학교 시절 학교 선생님의 제안에 근대5종으로 종목을 바꿨다. 성승민은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종목 변경을 하지 않으려 했다. 원래 성격상 환경이 바뀌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종목을 바꾸는 것을 망설였다”면서 “그때 부모님의 적극적인 권유가 있었고 생각을 바꿔 근대5종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종목을 변경한 후 성승민은 ‘특급 유망주’로 성장했다. 중학생 때 소년체전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뛰어난 성적을 냈고, 대구체고에 진학해서는 전국체전 우승을 도맡으며 월등한 기량을 뽐냈다. 2022시즌부터 성인 무대에 데뷔한 그는 올 시즌 월드컵 2·3차 대회 개인전에서 연속으로 은메달을 차지하며 새로운 에이스의 탄생을 예고했다. 6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에서는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역사적인 올림픽 메달을 따냈지만 성승민은 여전히 ‘도전자의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손에 넣지 못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금메달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 출전한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승마 종목에서 점수를 따내지 못해 메달 획득에 실패한 기억이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마지막 레이저 런에서 평소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성승민은 “제 생애 첫 올림픽을 잘 마무리했다. 아직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지 못했기에 더 열심히 훈련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평소 갖고 있는 좌우명이 있느냐는 질문에 성승민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딱히 그런 것을 갖고 있지는 않아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항상 말씀드리는 게 있거든요. 바로 제가 나온 고등학교 교훈인 ‘정상에 서자’입니다.”

이종호 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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