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7명 숨진 부천 호텔…4개월 전 자체 점검은 '양호'

손현규 2024. 8. 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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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7명이 숨진 경기 부천 호텔에서 4개월 전 자체 소방점검 당시에는 아무런 지적 사항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불이 난 부천시 원미구 호텔은 지난 4월 민간 소방 시설관리업체에 맡겨 각종 소방시설을 자체 점검한 뒤 "양호하다"는 결과를 부천소방서에 통보했다.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호텔이 자체 점검하기 전인 올해 2월에도 겨울철 화재에 대비해 소방서 차원의 안전진단을 했으나 별다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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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자체 소방 점검 계속 형식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
폴리스라인 설치되는 부천 화재 호텔 (부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23일 경기 부천 모 호텔 입구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되고 있다. 전날 이곳 호텔에서 불이 나 투숙객 등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24.8.23 goodluck@yna.co.kr

(부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화재로 7명이 숨진 경기 부천 호텔에서 4개월 전 자체 소방점검 당시에는 아무런 지적 사항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불이 난 부천시 원미구 호텔은 지난 4월 민간 소방 시설관리업체에 맡겨 각종 소방시설을 자체 점검한 뒤 "양호하다"는 결과를 부천소방서에 통보했다. 단 하나의 지적 사항도 없었다.

이 호텔은 소방시설법에 따라 1년에 2차례 자체적으로 소방시설을 점검해 관할 소방서에 알려야 한다.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호텔이 자체 점검하기 전인 올해 2월에도 겨울철 화재에 대비해 소방서 차원의 안전진단을 했으나 별다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자체 점검 당시 호텔 측은 피난 유도등 불량 등 2건을 지적을 받았다.

이때문에 4개월 전 자체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 당국은 이번 호텔 화재가 빈 객실에서 누전이나 에어컨 스파크 등 전기적 요인으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민간 소방 시설관리업체에 맡겨 자체 점검을 형식적으로 진행했다가 큰 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9명이 사망한 2018년 인천 세일전자 화재의 경우 검찰 수사 결과 화재 발생 2개월 전 민간 소방 점검 대행업체 소속 무자격자가 소방 점검을 엉터리로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민간 업체는 무자격자 2명이 점검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현장 점검에 투입되지 않은 자격증 소지자의 이름을 점검기록표에 썼고, 점검도 4명이 했다고 허위로 기록했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보통 건물주가 민간 소방관리업체에 자체 점검을 맡기면 해당 업체는 큰 하자를 지적하기 어렵다"며 "사실대로 지적하면 건물주가 다음 점검 때는 다른 업체와 계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방 공무원 수가 한정된 상황에서 지금 구조로는 자체 점검이 계속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며 "소방 점검을 전담하는 공사나 공단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후 7시 34분 부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해 사망 7명, 부상 12명 등 19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불길이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데다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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