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월요일’ 하나증권 ‘VVIP’ 고객 80명 500억 날렸다
클럽원WM센터 고객 인당 평균 6억원꼴 손해
검은 월요일 코스피 -8.77% 하락한 2441.55
운용인력 두 명의 안일한 대처가 리스크 키워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1인당 평균 6억2500만원 손해’
하나증권의 VVIP 초고액자산가 고객 80여명이 아시아 증시가 폭락한 지난 5일 500억원대 투자금을 날렸다. 코스피 옵션 양매도 전략을 운용하던 하나증권 운용역들의 안일한 대처로 큰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 클럽원WM센터가 판매한 하나자산배분알파 랩어카운트(Wrap Account) 가입자 80여명은 500억원대의 손실을 입었다. 클럽원WM센터는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2017년 평균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인 초고액자산가의 자산을 굴리기 위해 설립한 VVIP 전용 점포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 옵션 양매도 전략으로 운용되고 있었다. 옵션 양매도란 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을 때 콜옵션(매수 권리)과 풋옵션(매도 권리)을 동시에 팔아 생긴 옵션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쌓는 전략이다.
통상 주식 가격이 콜·풋옵션 가격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안정적인 이익을 내지만 예상범위를 벗어날 경우 손실은 무한대로 발생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날은 코스피가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전 거래일보다 8.77% 하락한 2441.55를 기록, 사상 최대 하락폭을 경신했던 검은 월요일이었다. 삼성전자(-10.30%, 7만1400원) SK하이닉스 (–9.87%, 15만6100원) 등 시가총액 1, 2위 종목도 종가가 10% 가량 하락했다.
이러한 급격한 증시 변동성에 하나증권 VVIP 초고액자산가 고객 80여명이 직격탄을 맞았다. 원금손실이 난 고객들은 하나증권 랩어카운트 운용역들의 안일한 리스크 관리가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5일 오전까지만 해도 약간의 손실을 감수하며 포지션을 변경하는 등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입자 중 8명은 현재 하나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나증권 관계자는 “관련 영업점과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옵션 양매도 전략은 평상시 높은 확률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지만 급격한 시장 변동성에서는 취약해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지난 2010년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은 옵션 양매도 전략을 활용하다 순자산의 6배 손실을 내며 파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은 월요일 2441.55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23일 종가 기준 기준 2701.69를 기록하며 10.65% 상승해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7만7700원(-0.77%), 18만5500원(-2.93%)을 기록해 검은 월요일 대비 8.82%, 18.8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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