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생일 축하해" 마지막 문자…큰딸 영정 앞에 주저앉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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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너무 불쌍해. 너무 미안하다. 너무 미안해. 아빠가 미안하다."
23일 오전 11시30분쯤 경기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김모씨(28)의 아버지는 목놓아 울었다.
빈소 내 휴게실에서 나온 김씨의 여동생(26)은 곧장 아버지에게 향했다.
경찰과 소방이 현장에서 수습을 이어갈 때 김씨의 부모와 여동생은 1층에서 김씨가 구조되기만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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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너무 불쌍해. 너무 미안하다. 너무 미안해. 아빠가 미안하다."
23일 오전 11시30분쯤 경기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김모씨(28)의 아버지는 목놓아 울었다. 큰딸을 잃은 아버지는 30분이 넘도록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그는 빈소 안에 있는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딸의 영정을 보며 "아빠가 미안하다"고 주먹 쥔 손으로 자기 가슴을 때렸다.
빈소 내 휴게실에서 나온 김씨의 여동생(26)은 곧장 아버지에게 향했다. 그는 아버지 어깨에 두손을 올려놓고 뒤에서 끌어안았다. 작은딸인 그는 아기처럼 우는 아버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빠 이제 그만 울어"라고 했다. 김씨 어머니도 남편 옆에 앉아 두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전날 부천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목숨을 잃은 7명 중 한 사람이다. 불이 나기 전날 "아빠 생일 축하해. 엄마랑 맛있는 거라도 먹고 잘 쉬어"라며 메시지를 보내던 싹싹한 딸은 호텔 803호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김씨는 숨지기 전 어머니에게 2번 전화했다. 바로 앞 객실인 810호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6분쯤 후 첫 전화에서 "불이 나서 화장실로 피했다"고 했다. 이후 17분 뒤 통화에서는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것 같다. 그러면 이제 죽을 것 같다"며 "5분 뒤면 진짜 숨 못 쉴 것 같다. 이제 끊자"고 했다.
경찰과 소방이 현장에서 수습을 이어갈 때 김씨의 부모와 여동생은 1층에서 김씨가 구조되기만을 기다렸다. 김씨 여동생은 "언니가 신고도 빨리 했고 엄마한테 2통이나 전화해서 '화장실에서 물을 이용해보라' 대처 방법도 듣고 언니가 버티고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 어머니는 "유학을 앞두고 출국하려다가 코로나19(COVID-19)로 한국에서 출국 일정이 연기됐다"며 "미술을 전공하며 꿈이 많은 아이였다"고 말했다.
빈소에 도착한 김씨 친구들은 국화를 놓거나 분향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어린 김씨의 친구들 옆에 서서 김씨 가족은 하나하나 알려줬다. 맞절하려 언니의 친구들과 마주 선 김씨 여동생은 그제야 큰 울음을 터뜨렸다. 김씨 친구들도 서로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오전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도 중년 남성 1명이 울먹이며 다른 가족을 기다렸다. 그는 "유족이시냐"는 말에 "네"라며 힘없이 답변했다. "관계가 어떻게 되냐" "하고싶은 말이 있으시냐"는 말에는 손사래 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부천시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사망자들은 △순천향대병원(3명) △부천성모병원(3명) △부천장례식장(1명)에 안치됐다. 부검 절차와 장례 준비 등을 거치며 빈소가 마련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이번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807호에서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린 남·여 투숙객 총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나머지 사망자 5명은 모두 연기 흡입으로 질식사했다.
부천(경기)=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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